도요타 회장 “생산 세계1위 됐지만 진짜 목표는 품질 1위”

  • 입력 2007년 11월 22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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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가 1위라는 점이 오히려 걱정입니다.”

21일 일본 아이치(愛知) 현 나고야(名古屋) 시 도요타 본사에서 한국 언론과 첫 인터뷰를 한 조 후지오(張富士夫·70·사진) 도요타자동차 회장은 도요타가 올해 미국 제너럴모터스(GM)를 꺾고 처음으로 자동차 생산 및 판매대수 세계 1등에 올랐다는 사실이 부담스러운 듯했다.

승승장구하는 도요타의 회장으로서 ‘승리의 도취감’을 만끽할 법도 하지만 가장 큰 걱정거리를 묻는 질문에 서슴지 않고 “1등이 되는 것”이라고 답했다.

실제로 올해 창립 70주년을 맞은 도요타는 ‘포스트 넘버원(1등 이후)’이 가장 큰 관심거리였다.

조 회장은 “1등으로서 우려되는 것은 직원들의 자만심과 외부의 견제”라며 “자만심은 사내 교육의 강화로 해결되겠지만 외부의 견제를 극복하려면 더 큰 노력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고 털어놨다.

그는 특히 국적(國籍) 개념이 강한 자동차 산업의 특성상 해외시장에서의 역풍을 우려했다.

일본은 1983년부터 1994년까지 세계 자동차생산 1위국의 지위를 누릴 당시 일자리를 잃은 미국 자동차회사 노동자들이 일본 자동차에 불을 지르는 등 격한 반일(反日) 감정을 경험한 바 있다.

이를 우려해서인지 도요타는 올해 들어 “미국 전역의 10개 공장에서 100만 대가 넘는 자동차를 만들며 수만 명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기업 광고를 내보내기도 했다.

그는 “생산량 1위는 도요타가 목표했던 바가 아니라 열심히 노력하다 보니 얻게 된 결과”라며 “문제는 생산량이 아니라 품질과 시스템 면에서 1위를 하는 것”이라고 했다.

최근 도요타의 생산량이 급팽창하면서 리콜이 증가하는 등 품질 저하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것을 염두에 둔 듯했다.

현대자동차에 대한 평가를 해 달라는 질문에 조 회장은 “‘강적(强敵)’으로 느껴질 만큼 모든 면에서 성장했다”며 “최근 품질과 상품성이 급상승해 소형차뿐만 아니라 중·대형차에서도 좋은 성과를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1960년 도쿄대 법학부를 졸업한 이후 15년간 도요타 생산현장에 몸담으면서 ‘도요타 방식(Toyota Way)’을 주도해 온 인물로, ‘왜(Why)’라는 질문을 수시로 던지며 내일에 대한 위기감을 강조하는 특유의 화법으로도 유명하다.

나고야=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도요타 2009년 한국진출 가능성

일본의 대중차 브랜드인 도요타자동차가 내년 상반기(1∼6월) 한국시장 진출 발표를 검토 중이다. 그동안 도요타는 한국에서 럭셔리 브랜드인 ‘렉서스’만을 판매해 왔다.

지기라 다이조(千吉良泰三) 한국토요타자동차 사장은 21일 일본 아이치 현 나고야 시 도요타 본사에서 “내년 한국시장 진출을 공식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도요타의 한국 진출 시기에 대해 도요타 본사 관계자가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그는 “내년에 판매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도요타가 일단 내년 상반기쯤 한국시장 진출을 발표한 뒤 딜러 확보 등 제반 여건을 갖추고 2009년부터 판매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와타나베 가쓰아키(渡邊捷昭) 도요타 사장은 지난달 25일 “도요타 브랜드가 한국에 진출하기 위한 환경이 만들어졌고, 이에 필요한 시장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로써 2004년 혼다를 시작으로 내년 닛산과 미쓰비시, 2009년 도요타 등 일본의 모든 대중차 브랜드의 한국 진출이 유력해졌다.

도요타 수입 차종은 중대형급인 ‘아발론’과 중형 ‘캠리’, 준중형 ‘코롤라’,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RAV4’ 등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의 3대 일반 자동차브랜드는 기존 프리미엄 수입차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아 국산차 판매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다치바나 데이지(立花貞司) 도요타 홍보총괄 전무는 “도요타가 한국에 진출하더라도 한국 자동차업체에 현실적인 피해가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고야=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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