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프라임 유탄 맞은 ‘월가의 전설’…메릴린치 회장 퇴진

  • 입력 2007년 10월 30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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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월가 투자은행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올라선 스탠리 오닐(56·사진) 메릴린치 회장이 결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파문 때문에 불명예 퇴진하게 됐다.

월스트리트저널과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은 28일 2002년부터 메릴린치를 이끌어 온 오닐 회장의 사퇴 소식과 함께 서브프라임 모기지 파문이 월가에 주고 있는 충격을 전했다.

미국 남부 앨라배마 주 출신인 그는 10대 시절부터 제너럴모터스(GM) 공장 현장 근로자로 근무했다. 이 과정에서 그의 지적인 능력을 눈여겨본 GM이 그를 GM인스티튜트(현 케터링대)에 보내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된다.

이후 그는 GM에서 장학금을 받아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뒤 GM 근무를 거쳐 1986년 메릴린치로 옮겼다.

자동차 공장 조립 근로자로 출발해 월가 유수의 투자은행 1인자 자리에까지 오른 그는 월가에서도 입지전적인 인물로 통했다.

그러나 메릴린치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파문 등으로 3분기(7∼9월)에 84억 달러에 이르는 부실채권을 손실로 반영하면서 그의 위치는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 여파로 메릴린치는 3분기에 22억4000만 달러 적자를 냈다. 이 회사 93년 역사상 최악의 분기 실적이었다.

문제는 이게 끝이 아니라는 점. 월가에서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따라 메릴린치가 추가로 부담해야 할 손실이 수십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끊이지 않고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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