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드플래시 생산 뜻밖 악재 ‘3분기 재도약’ 열기에 찬물

  • 입력 2007년 8월 4일 03시 01분


코멘트
3일 오후 경기 용인시 기흥구 농서동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 공장 내 K2 지역에서 정전으로 반도체 생산라인이 멈춰서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현장에서 삼성전자 임직원들이 밤늦게까지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다. 용인=연합뉴스
3일 오후 경기 용인시 기흥구 농서동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 공장 내 K2 지역에서 정전으로 반도체 생산라인이 멈춰서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현장에서 삼성전자 임직원들이 밤늦게까지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다. 용인=연합뉴스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인 반도체의 핵심 생산라인이 정전(停電)으로 멈춰선 초유의 사태는 가뜩이나 실적 부진과 세무조사 등 잇따른 악재에 시달리고 있는 이 회사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고가 발생한 경기 용인시 기흥공장의 K2 지역은 삼성전자 반도체의 주력 상품인 낸드플래시의 90%가량이 생산된다. 이 때문에 이번 사고는 세계 반도체 시장의 판도에까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 삼성전자 충격 최소화 부심

올 2분기(4∼6월) 영업이익이 1조 원 아래로 떨어지면서 5년 6개월 만에 최악의 실적을 보인 삼성전자는 수익성이 높은 미래 성장 사업의 하나인 낸드플래시의 상승세를 실적 회복의 주요 동력으로 삼을 계획이었다.

이 회사 기업설명(IR)팀장인 주우식 부사장은 지난달 13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고부가가치 제품인 낸드플래시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3분기(7∼9월) 이후 반도체 사업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낸드플래시는 D램 반도체 가격이 올 3월 초부터 7월 말 사이 폭락하는 기간에 오히려 가격이 약 3배로 올랐다. 그러나 이번 사고로 낸드플래시 세계 시장 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는 이 호기를 놓칠 위험마저 있다.

세계 2∼4위인 일본의 도시바, 한국의 하이닉스반도체, 미국의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등 낸드플래시 경쟁 업체들의 반사이익이 예상된다.

실제로 이날 사고 소식이 전해지며 아시아 반도체 현물시장에서 낸드플래시 제품 가격은 8Gb(기가비트) 싱글레벨셀(SLC) 기준으로 전날보다 6.31% 급등한 반면 삼성전자 주가는 상승세를 보이다 사고 소식 여파로 보합 수준으로 밀렸다.

○ 피해 규모, 정상화 시점이 관건

삼성전자는 정상화 시점에 따라 피해액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보고 이를 앞당기는 데 주력하고 있다.

최고경영자(CEO)인 윤종용 부회장은 사고가 발생한 지 2시간도 채 안 된 오후 4시 20분경 현장으로 급히 달려가 황창규 반도체총괄 사장과 함께 밤늦게까지 생산 라인 복구 작업을 지휘했다.

윤 부회장은 “6일 기흥공장을 개방해 잘 돌아가는 모습을 (언론에) 보여 줄 수도 있다”며 이번 사고의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반도체 생산은 극도로 민감한 초정밀 공정이 적용되기 때문에 생산 중단 후 사고이전의 생산성을 완전하게 회복하기 전까지 제품 출시 지연 등 무형의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반도체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또 정상화가 예상보다 지연될 경우 피해액이 수천억 원대로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사고 직후 무정전전원장치(UPS)가 바로 가동돼 증착 장비(CVD) 등 핵심 설비는 정상 가동됐고 정전은 지진 등의 자연재해와 다르기 때문에 피해액이 시장의 예상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