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 습관 고치면 돈이 보인다”

  • 입력 2007년 8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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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직원인 김모(31) 씨는 평소 주식 매매를 자주 하는 소액 개인투자자다. 그는 6월에 보유했던 주식을 판 돈 4000만 원으로 한 증권사 주식을 사들였다. 은행 인수설로 이 회사의 주가가 오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이 신규 증권사 설립을 허가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 회사 주가는 떨어지기 시작했다. 조바심이 난 김 씨는 3% 정도 손해를 보고 모든 주식을 팔았다.

7월 들어 코스피지수 급등과 함께 이 회사의 주가도 올랐다. 한 달 사이에 김 씨가 처음 샀을 때보다 500만 원이 더 올랐다. 한 달만 기다렸으면 얻었을 차익과 원금 손실까지 합치면 600만 원가량을 날린 셈이다.

요즘 같은 상승장에서도 김 씨처럼 잦은 매매를 하는 투자자들의 수익률은 장기 투자자에 비해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한 회사 경영상태 꾸준히 체크해야

31일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 증시의 강한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매매 수수료 비율이 평균 투자자산의 7∼10%에 이르는 투자자는 오히려 1.1%의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매매 수수료 비율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주식을 자주 사고팔았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종목을 아예 바꾸지 않는 것이 최선은 아니다. 실제로 매매 수수료 비율이 0%인 투자자는 1∼3%인 투자자보다 수익률이 낮았다.

한화투자신탁운용 김영일 운용본부장은 “주식을 산 뒤에도 투자한 회사의 경영 실적을 꾸준히 파악해야 한다”며 “실적이 갑자기 악화됐는데 호전될 여지조차 없다고 판단되면 손해를 보더라도 과감하게 팔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소문보다 실적으로 선택하라

김 씨의 또 다른 약점은 주변의 소문에 휩쓸려 투자를 결정한다는 점. 이런 투자자들은 기업 실적이나 전망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 보니 증시가 급변하면 불안한 마음에 갈아타기를 반복한다.

하나UBS자산운용 정윤식 운용본부장은 “상당수 투자자들이 풍문만 듣고 끝물에 주식을 사기 때문에 김 씨처럼 고점(高點) 매입, 저점 매도의 악수(惡手)를 두게 된다”며 “금감원 공시, 언론 보도, 인터넷 투자정보 등을 최대한 활용해 기업 실적을 챙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영일 본부장도 “주가지수 흐름만 쫓아가지 말고 자신이 거래하는 증권사의 전문가들을 최대한 활용해 투자 종목에 대한 공부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우리투자증권 조사 결과 평균 자산 대비 매매 수수료가 3% 미만인 고객 가운데 전문가 조언을 받은 고객이 그렇지 않은 고객보다 수익률이 최대 4.49%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투자신탁운용 양정원 운용본부장은 “최근 한국 증시가 선진국처럼 점차 변동성이 줄어들면서 펀드매니저들도 기업 실적 위주의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짜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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