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선호 업종별 No1]<16>삼성카드…다른 마케팅

  • 입력 2007년 7월 14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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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는 현대인의 라이프사이클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금융업종 가운데 카드 사업은 고객관계관리(CRM) 기법이 가장 발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객관계관리란 고객과 관련된 정보를 분석 통합해 고객 특성에 맞는 마케팅 활동을 계획하고 평가하는 과정. 신용카드 회사는 고객의 소비 성향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CRM에 남다른 강점을 갖고 있다. 따라서 카드회사의 경쟁력은 고객 분석 및 특성별 세분화 능력에 좌우될 수밖에 없다.

삼성카드는 고객의 라이프사이클에 맞는 생활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 비결은 뭘까.

유석렬 삼성카드 사장은 평소 “삼성카드는 ‘플랫폼’”이라고 말한다. 삼성카드를 기반으로 상품, 서비스 등 다양한 결제를 할 수 있어서 생활의 플랫폼 역할을 한다는 의미다.

유 사장은 “삼성카드의 목표는 생활과 밀착된 마케팅을 통해 회원들에게 폭넓고 수준 높은 생활편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객 생활에 밀착된 생활편의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먼저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그래서 삼성카드는 고객의 카드 사용에 관한 정보를 분석해 고객을 ‘구분’하는 작업에 공을 들인다. ‘유행선호 백조’ ‘적극적 소비’ ‘안정된 중산층’ ‘알뜰살뜰 주부’ 등 12가지 라이프스타일로 고객을 나누고 주 사용 요일과 시간대, 주 사용 지역 등을 분류한다.

이런 식으로 분류된 고객별로 어떤 가치를 어떻게 제공하는가가 카드사 마케팅의 관건이다.

물론 고객의 소비성향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삼성카드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곤경에 빠진 경험이 있다.

임남훈 삼성카드 포인트연구소장은 “휴대전화에 대해 ‘선 할인’을 해 주고 포인트로 갚게 하는 서비스를 제공했는데 나중에 포인트로 다 갚지 못한 고객이 많아 돈으로 받는 바람에 엄청난 항의가 쏟아졌다”고 털어놓았다. 삼성카드는 당시 휴대전화를 고객들이 최소 2년은 쓸 것이라고 판단했는데 실제로는 8개월 주기로 바꾼 고객이 많았던 것.

당시의 뼈아픈 실수를 계기로 삼성카드는 과학적인 고객관계 마케팅을 위해 ‘포인트연구소’를 만들었다.

2005년 5월 설립된 삼성카드 포인트연구소는 4명의 연구원이 순수하게 포인트 연구만 하는 조직이다.

포인트연구소의 고민이자 핵심 연구과제는 ‘포인트가 고객들에게 어떤 작용을 할 수 있느냐’는 것.

신용카드의 포인트는 크게 4개의 세대를 거쳤다.

1세대는 고객이 포인트를 받아서 선물로 바꾸던 시기. 1998년 이전에 신용카드 회사들은 카탈로그를 배포한 뒤 식기 등으로 바꿔 주곤 했다.

2세대는 1998∼2000년으로 포인트를 사용할 수 있는 가맹점이 생겼던 시기. 삼성카드는 이런 추세에 맞춰 1998년에 빅보너스포인트카드를 내놓았다.

3세대는 항공 포인트처럼 교통수단에 특화된 포인트가 나오던 시기다. 마일리지가 대표적인 예다.

4세대는 ‘선(先) 포인트 할인 서비스’로 경쟁업체인 현대카드의 M카드가 선도했다.

포인트연구소 측은 “올 하반기에 새로운 개념의 포인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며 “삼성카드가 국내 신용카드 업계의 5세대 포인트를 이끌 것”이라고 장담했다.

삼성카드는 전국 3만5000여 개 가맹점에서 포인트가 적립되고, 이들 가맹점에선 모두 포인트를 쓸 수 있다는 점을 자랑으로 내세운다. 대부분 카드의 포인트가 적립은 여러 곳에서 되지만 사용처가 한정된 것과 차별화된다.

삼성카드의 포인트 소진율은 85%에 이른다. 100원을 적립하면 85원을 쓰는 셈이다. 포인트를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1원만 있어도 포인트 사용이 가능하고 연회비도 포인트로 결제할 수 있게 했다. 이렇게 쌓이는 포인트가 1년에 1600억 포인트에 이르는 점을 감안할 때 85% 소진율은 대단한 수치라는 게 삼성카드 측의 설명이다.

삼성카드를 가장 많이 쓰는 계층은 30, 40대 여성. 임 소장은 “30세를 전후로 포인트를 쓰는 경향이 달라진다”고 말한다.

카드는 유효기간이 5년이다. 이 기간의 소비 성향을 분석하면 일반적인 생활 패턴이 나오는데 여성은 30∼32세가 지나면 출산과 함께 원하는 혜택이 바뀐다는 것. 이때 맞춤형 카드로 변경해 주는 것이 요령이다.

남자들도 포인트를 영화 보는 데 쓰다가 화장품 구입하는 것으로 바뀌면 ‘곧 결혼할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정보는 영업부서에 전달이 되고 카드를 맞춤형으로 바꾸는 데 활용한다.

고객의 제안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자세도 중요하다.

실제로 삼성카드는 2004년 포인트 소멸 시기를 미리 알려주면 좋겠다는 고객의 요청을 받아들여 소멸 2개월 전에 안내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제도는 금융감독원이 전 카드사에 포인트제도 개선 방안의 하나로 권고했을 정도로 성공적인 사례로 통한다.

삼성카드는 이달 초 서울대에 ‘금융 마케팅 아카데미’ 과정을 열었다.

6주 동안 진행되는 이 과정은 전문 지식을 갖춘 삼성카드 실무진과 서울대 교수들이 토의를 통해 교과 내용을 결정한 산학협동 코스다. 이곳에 삼성카드는 대리급 이상의 중간 간부들을 파견할 계획이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입사 선호 업종별 No.1’ 소개 기업들:

삼성전자(전기/전자) 포스코(철강) 국민은행(은행) SK텔레콤(정보통신) 현대자동차(자동차) 삼성생명(보험) SK㈜(정유) 신세계(유통) LG화학(석유화학) 삼성증권(증권) CJ(외식/음료) 현대중공업(조선) 포스코건설(건설) 유한양행(제약) 대한항공(물류운송) 삼성카드(카드) KT&G(기타제조업) 한국전력(공기업) 한국IBM(외국계) 삼성물산(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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