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드’ ‘i30’, 유럽을 달려줘!

  • 입력 2007년 4월 25일 02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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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왼쪽에서 두 번째)과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오른쪽) 등이 24일(현지 시간)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에서 만든 차량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제공 현대·기아자동차그룹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왼쪽에서 두 번째)과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오른쪽) 등이 24일(현지 시간)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에서 만든 차량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제공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현대·기아차 유럽시대 개막 / 기아는 슬로바키아공장 준공하고… 현대는 체코공장 착공하고…

○ 두 공장에 2조7000억 원 투자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이 ‘자동차의 고향’인 유럽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폴크스바겐, 르노 등 글로벌 자동차회사들이 격전을 벌이는 전쟁터에 들어선 것이다.

기아차는 24일(현지 시간) 슬로바키아 동북쪽 질리나 시에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의선 기아차 사장,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 등 두 나라 주요 인사 1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아모터스 슬로바키아 공장(KMS)’ 준공식을 했다.

이어 25일에는 현대차가 체코 동북부 노소비체 시에서 현대차 유럽 공장 착공식을 한다.

두 공장은 각각 연산 30만 대 규모로 기아차 공장은 지난해 말부터 생산에 들어갔으며 현대차 공장은 2009년 3월부터 본격 생산에 들어간다. 두 공장의 투자금액은 각각 10억 유로와 11억 유로로 약 2조7000억 원에 이른다.

정몽구 회장은 이날 준공식에서 “기아차 유럽 공장은 이미 생산성과 품질에서 안정궤도에 들어서 가동 첫해부터 이익을 낼 것”이라며 “2010년에는 연간 122만 대를 판매해 유럽시장 점유율을 5.3%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 개발부터 서비스까지 현지화 전략으로 승부

유럽 시장은 연간 자동차 판매대수가 2100만여 대로 미주에 이은 세계 제2의 자동차 시장이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의 점유율은 3.3%(지난해 71만 대 수출)로 아직 미미하다.

‘호랑이’를 잡을 무기로 기아차는 ‘씨드’를, 현대차는 ‘i30’을 택했다. 두 차종 모두 배기량 1600∼2000cc의 준중형 승용차다. 실용성을 강조하는 유럽은 준중형 승용차가 전체 승용차 판매의 3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인기 있다.

여기에 유럽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춘 현지 개발-생산-판매-서비스 등 현지화 전략으로 ‘알프스’를 넘겠다는 전략이다.

씨드는 이처럼 ‘현지화 콘셉트’로 만든 첫 사례. 씨드(ceed)라는 이름도 ‘유럽 소비자(Community of Europe)를 위해 만들어진 유러피안 디자인(European Design)’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기아차는 독일, 영국은 물론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러시아 시장을 겨냥해 올해 10만5000대, 내년에는 15만 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기아차 유럽 공장은 씨드와 함께 올해 하반기부터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생산 판매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현대차는 올해 하반기 중 국내에서 생산한 i30 6만 대를 우선 수출하고 2년 뒤부터 체코 공장에서 생산한 i30을 판매할 예정이다.

○ 폴크스바겐 포드 등과 치열한 경쟁 벌일 듯

유럽의 준중형차 시장은 폴크스바겐의 ‘골프’가 점유율 13.9%로 1위를 달리고 있고 포드 ‘포커스’, 오펠 ‘아스트라’가 각각 12.7%와 11.6%로 선두를 바싹 추격하고 있다.

푸조 ‘307’(9.5%)과 르노의 ‘메건’(9.0%), 도요타 ‘코롤라’(5.2%)도 인기다.

일단 씨드와 i30 두 유럽 전략차종도 유럽 자동차 전문지의 각종 비교평가와 모터쇼에서 동급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차종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연료소비효율이 경쟁차종에 비해 10%가량 뒤처지는 데다 가격차도 크지 않아 이들 경쟁차종과의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정의선 사장은 “글로벌 플레이어들이 모두 뛰어든 유럽 준중형 시장에 승부를 걸지 않으면 유럽 공략 자체가 무의미하다”며 “60만 대 규모의 두 공장과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기술연구소, 유럽 각지의 판매 및 서비스법인 등을 총동원하면 ‘해 볼 만한 싸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질리나=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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