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타결] 재계 '차분한' 환영

  • 입력 2007년 4월 2일 14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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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 소식이 2일 전해지자 재계 지도자들과 경제단체, 업계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그러나 흥분 속에 환호하기보다는 국회 비준 등 향후 일정의 차질없는 추진과 FTA를 국익 극대화의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 국민의 뜻을 모아야 한다고 이들은 지적했다.

FTA 민간대책위원회 공동의장으로 FTA와 관련한 정부와 업계간 의견조율을 주도해온 이희범 한국무역협회 회장은 "협상은 종료됐으나 이를 발판으로 선진국 경제권으로 도약하기 위한 노력은 이제부터 출발"이라면서 "정부, 국회, 업계 및 시민단체가 함께 노력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구체적으로 "정부는 시장개방으로 피해를 겪을 수 있는 부문에 대한 지원대책과 구조조정을 착실히 추진해야 하며 국회는 FTA 비준을 조속히 처리해 협정체결의 효과가 조기에 나타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이익단체들도 그간의 찬반논쟁을 지양하고 새로운 국익을 창출하기 위한 지원책을 제시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것"이라고 이 회장은 호소했다.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우리에게 꼭 필요한 협정이라고 생각했고 협상진행 과정을 보면서 타결이 될 것으로도 믿었지만 막상 협상이 타결되고 보니 감회가 새롭다"고 개인적인 소감을 피력했다.

손 회장은 "이번 한미 FTA의 성공적인 타결은 앞으로 우리 국민의 저력을 다시 한번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안겨줄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경제단체들의 공식 논평도 이 같은 맥락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한미 FTA 협상의 성공적 타결이 한미 양국간 경제적 이익의 증진은 물론 한미동맹이라는 전통적 우호 관계를 한 단계 높여 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이를 적극 환영한다"고 밝혔다.

전경련은 "한미 FTA는 한미간 교역을 더욱 활성화하고, 우리 기업이 세계 최대시장인 미국시장에 진출하는데 큰 도움을 줄 것"이라며 "경제계는 한미 FTA 체결을 계기로 기술.경영혁신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최선을 다함으로써, 선진강국으로의 도약에 총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경련은 "국민 모두는 한미 FTA로 인해 발생하는 피해를 최소화하고 한미 FTA의 성과를 최대화하는데 힘을 합해 나가야 할 것이며, 빠른 시일 내에 국회비준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무역협회도 성명을 통해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과의 FTA 타결로 우리 수출기업들은 미국시장에서의 경쟁력이 제고되어 대미 수출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이는 곧 국민소득과 고용의 증대로 이어지고 우리 경제의 글로벌화를 통한 선진국 진입의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협은 "FTA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라 문제해결의 시작이며 그 자체가 목표가 아니라 목표에 도달하도록 돕는 고속도로라고 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우리 무역업계는 한미 FTA의 구체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수출증대와 경쟁력 제고, 투자 및 기업협력을 확대함으로써 이 협정이 우리 경제의 선진화를 위한 기틀이 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대한상의도 공식논평을 내고 "한미 FTA는 특정산업이나 집단의 이해관계를 떠나 국익차원에서 대승적 판단과 접근이 이루어져야 하며 이번 협상타결을 계기로 기업을 비롯한 모든 경제주체들이 우리경제의 선진화와 재도약을 위해 다함께 힘을 모아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논평에서 "이번 협정은 중ㆍ장기적으로 볼 때 우리경제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경총은 "특히 수출 비중이 매우 높은 우리경제에 활력소로 작용해 침체된 국가경제 회복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거듭 강한 기대감을 표시한 뒤 "국회도 국가경제 기여도와 신인도 제고 등 대국적인 측면을 적극 인식해 조속히 비준해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경총은 나아가 "이번 협정을 계기로 더 많은 국가들과의 FTA를 준비함으로써 우리경제가 국제화, 개방화 시대에 앞서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부는 이번 협정과 관련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취약한 농업부문 등에 대한 지원 대책을 별도로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경총은 지적했다.

중소기업중앙회 역시 논평을 통해 "한미FTA 타결을 통한 대미수출 증대효과로 그동안 대내외적으로 침체를 겪었던 중소기업이 활력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환영의 뜻을 나타내면서도 "다만 개성공단 제품 한국산 인정문제가 '빌트인' 방식으로 남은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며 "앞으로 북핵문제 해결, 북미관계 개선 등에 따라 한국산 인정이 관철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앙회는 이어 "정부는 일부 경쟁력이 취약한 업종의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경영혁신이나 구조조정, 근로자 전직 지원 등 산업피해 구제 프로그램에 따라 아낌없는 지원에 나서야 하며 국회차원에서도 비준절차가 차질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초당적 협력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개별기업들은 한미 FTA가 여러 집단의 이해가 상충하는 민감한 문제임을 감안해 목소리를 아꼈지만 한국경제에 큰 도약기회가 될 수도 있는 FTA에 대한 기대를 감추지는 않았다.

4대그룹의 한 관계자는 "수치로 나타나는 수출증대 효과보다는 한국경제가 선진화할 수 있는 본격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데 FTA의 의미가 있다고 본다"면서 "다만 추진과정에서 노출된 국론 분열을 어떻게 극복하고 FTA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지가 앞으로의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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