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협상]증시에 장기 호재 예상

  • 입력 2007년 4월 2일 14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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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타결은 장기적으로 경제규모 확대를 통해 증권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미 FTA가 타결됨에 따라 장기적으로 국내 업체들에게 미국이라는 넓은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경제체질 개선을 통해 경기가 선순환되는 긍정적인 시나리오가 기대되고 있다.

아울러 한미 FTA은 단기적으로 관세가 높은 품목의 수출입 비중이 큰 음식료, 섬유, 자동차, 정보기술(IT), 철강 등의 업종에는 유리하겠지만 의약품 특허 강화로 제약업종은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보험, 증권 등은 선진금융기법을 소유한 업체들의 국내 진출로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지만 현재도 거의 개방상태나 마찬가지여서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없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마찬가지로 정유와 유통, 은행 등도 관세율이 낮거나 시장이 이미 개방된거나 다름 없어 FTA의 영향이 미미할 전망이다.

◆한미 FTA는 증시에 포괄적 호재 = 한미 FTA는 단순한 상품교역을 넘어 경제 전부문에 큰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우선 제조업 분야에서 경쟁국에 비해 눈에 띄게 위축되고 있는 대미 수출의 활로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중국이 부상하면서 한국의 대외 교역에서 미국의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지고 있는 만큼 한미 FTA타결이 한국의 대외 교역을 좌우하지는 못하며 FTA의 수혜자는 첨단산업보다는 저부가가치 산업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서비스업의 개방은 양국의 무형자산인 서비스의 원활한 이동이 가능해져 투자가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식시장은 양국간 자본의 원활한 이동에 힘입어 인수합병(M&A)이 활성화하거나 한국기업의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는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

한미FTA는 북미 관계가 급속히 개선되는 시점에서 진행되고 있어 파급효과가 더 커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삼성증권 김성봉 연구위원은 "FTA는 경제규모를 한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가 크지만 과거 멕시코가 미국과 FTA 체결후 대부분 산업이 경쟁력을 상실, 경제 기반이 붕괴된 사례를 교훈으로 삼아 경쟁력 향상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

◆섬유 음식료 가장 큰 수혜, 제약은 큰 타격 전망 = 한미 FTA는 섬유와 음식료업종에는 큰 수혜를 안겨주겠지만 제약업종에는 큰 타격이 될 전망이다.

섬유는 미국 관세율이 제품별로 9~18%로 높아 중국 등 동남아시아 제품들과 가격경쟁에서 종전보다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음식료 업종은 FTA타결로 20~50%인 국내 수입관세가 낮아짐에 따라 원재료 비용이 줄어 마진폭이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음식료 업종은 수입관세 인하로 미국산 분유와 주스 등의 수입이 늘어날 수 있으나 먹거리는 쉽게 바꾸지 못하는 특성상 외산제품 수입으로 인한 피해보다 원재료가 인하에 따른 이익이 더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IT는 대표적인 수출업종이지만 휴대전화기는 이미 무관세로 수출되고 있고 반도체와 LCD도 관세부담이 미미해 FTA로 인한 혜택이 크지 않다.

다만 상대적으로 높은 관세가 부과되고 있는 디지털TV 등 프리미엄 가전은 수출확대가 예상된다.

자동차 역시 승용차의 관세율이 2.7%로 높지 않지만 일정 부분 수혜를 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국내 자동차 수입관세율 7.9%도 같이 폐지되기 때문에 미국에서 제조된 일본 저가 차량의 수입이 늘어 내수시장도 어느정도 잠식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철강, 기계 등은 수출업종이라는 점에서 잃는 것보다 얻는 것이 많을 것으로 기대되지만 현재도 관세부담이 크지 않아 큰 수혜를 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반면 제약업종은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권이 강화돼 개량신약의 출시가 어려워지고 소송이 빈발해지는 등 직접적인 충격이 예상된다.

하지만 제약업종은 이를 반영해 주가가 크게 떨어져 있어 추가적인 충격 또한 크지 않을 전망이다.

은행은 환란 후 외국자본이 국민은행, 하나금융, 신한지주 등 주요 은행의 최대주주로 있는 등 이미 완전개방 상태여서 추가적인 충격은 미미할 전망이다.

증권과 보험도 시장이 상당폭 이뤄진 상황이지만 선진금융기법과 새로운 금융상품으로 무장한 외국계 금융기관의 추가적인 진출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증권시장 추가개방 예상 …영향은 미미할 전망 = 한미 FTA로 금융시장 추가개방이 이뤄지더라도 자본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견해다.

금융분야 FTA의 핵심은 국경간거래(크로스보드)와 신금융서비스 등 2가지가 문제지만 영향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국경간 거래의 경우 증권업은 개방대상에서 제외됐으며 개방대상인 자산운용시장에서도 연간 485억~937억 원의 손실만 예상되고 있다.

국경간 거래란 국내에 지점을 개설하지 않고도 외국 금융삼품을 바로 국내시장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다.

신금융서비스는 한미 양국이 조건부 개방 원칙에 동의하고 있어 업계 피해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현대증권 구철호 연구원은 "크로스보드를 제외하고는 이미 대부분 개방된 상태여서 한미 FTA가 증권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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