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장 없어도 요리조리 쿡 Cook!

  • 입력 2007년 3월 22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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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장재료 본사서 공급… 교본대로 요리하면 끝

‘본 비빔밥’ 시청점 이정민(36·여) 사장은 금융회사를 그만둔 뒤 1년 정도 전업주부로 지내다가 지난달 외식업에 뛰어들었다. 그는 주방 직원 2명과 함께 하루 200그릇의 비빔밥을 ‘뚝딱’ 만들어 내고 있다.

이 사장은 “본사에서 채소, 달걀 같은 재료를 미리 손질해 밀봉 팩에 담아 배달해 주기 때문에 ‘교본’대로 만들어 손님상에 내놓기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요즘 초보자도 큰 어려움 없이 창업할 수 있는 ‘쿡리스(cookless)’ 형태의 외식업 창업이 늘어나고 있다. 쿡리스는 조리 과정을 단순화해 주방장이 없어도 요리를 만들 수 있는 외식업 형태다.

서비스 업종에서도 손쉽게 기술 전수를 받거나 매장 관리를 본사가 해 주는 창업 아이템이 인기를 끈다. 프랜차이즈 업계의 ‘기술 장벽 파괴’가 진행되고 있다.

○ 비빔밥 국밥 즉석요리… 티백으로 국물 만들어

서양식 패스트푸드가 중심이던 쿡리스 음식점은 비빔밥이나 국밥 등 전통적인 슬로푸드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콩나물국밥 프랜차이즈 업체 ‘완산골 명가’는 최근 티백 하나로 국물 50인분을 만들 수 있는 국밥용 티백을 특허 출원했다. 해장국 프랜차이즈인 ‘맛뜸’은 인스턴트 라면과 비슷한 해장국용 파우더 수프를 개발했다. 짧은 조리시간으로 테이블 회전율을 높이고 인건비를 절약할 수 있다고 이들 업체는 설명한다.

국밥전문점 ‘고향국밥’은 미리 가공 포장한 국밥을 업소에서 데워 내기만 하면 된다. 갈비 요리 배달 전문점 ‘경복궁아침’은 돼지갈비, 쇠갈비를 본사에서 양념해 각 가맹점에 공급하면 가맹점은 소비자에게 배달만 하면 되는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한편 쿡리스 시스템의 유행에 대해 본 비빔밥 운영업체인 비제이아이에프㈜ 김철호 대표는 “쿡리스 음식점은 자칫 조리, 유통 과정에서 질 낮은 제품이 공급될 수도 있으므로 창업자는 많은 가맹점을 운영할 능력이 있는 본사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청소 등 서비스업 ‘기술 장벽’도 낮아져

외식업뿐 아니라 서비스업종의 기술 장벽도 낮아지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체에서 교육 과정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창업자가 짧은 시간에 전문 기술을 습득할 수 있게 도와주는 추세다.

‘씽크스퀘어’는 어린이용 체험 교육 시설. 논리영역, 수리지능영역 등 7가지 영역에 맞춰 매주 체험 시설을 바꾸는데, 점포 주인은 본사가 보내주는 무대를 매뉴얼에 따라 조립하기만 하면 된다.

전문 기술이 필요한 욕실 리모델링 사업도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서비스 표준화 교육’과 신형 설비를 통해 기술 습득 기간을 한 달 정도로 줄였다. ‘우리욕실’ ‘조은욕실’ 등이 사업을 하고 있다. ‘반딧불이’처럼 새로 개발된 장비로 건물 실내의 먼지를 잡아내는 사업도 특별한 기술 없이 창업할 수 있는 전문 서비스업이다.

프랜차이즈 업계의 ‘기술 장벽’은 앞으로 계속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이경희 소장은 “가맹점 간의 품질 차이가 없고 손쉽게 창업할 수 있는 ‘쿡리스’ 같은 창업 아이템은 프랜차이즈 업계의 주요 트렌드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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