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7년 3월 5일 22시 18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삼성전자는 5일 국내 최대 개인간 음악파일 공유업체인 소리바다와 제휴를 맺고 음악서비스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선다고 밝혔다.
소리바다도 이날 공시를 통해 '삼성전자와 음악서비스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했으며 이를 위한 투자와 기술개발, 단말기 및 콘텐츠 공급 등에 상호 협력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소리바다는 또 이동통신단말기를 비롯해 삼성전자가 생산하는 무선기기에 자사 서비스를 제공키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삼성전자가 그동안 휴대전화를 통한 음악서비스를 하고 있는 이동통신사를 의식, 자사의 휴대전화 콘텐츠 사이트인 '애니콜랜드'에서 통화대기음, 벨소리 등은 내려받을 수 있도록 하되 MP3 음악 다운로드 등은 자제해왔던 것과 전혀 다른 행보다.
이 때문에 그동안 '멜론', '도시락', '뮤직온'이라는 음원 사이트를 각각 운영해온 SK텔레콤, KTF, LG텔레콤은 의외의 강력한 복병을 만난 셈이다.
삼성전자가 소리바다와 제휴함에 따라 삼성 휴대전화 구매자는 앞으로 이통사에 관계없이 소리바다에서 음원을 제공받을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번에 소리바다와 제휴를 맺은 곳은 최지성 사장이라는 새 선장을 맞이한 삼성전자내 정보통신총괄이다.
물론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총괄은 자사의 MP3플레이어 '옙(yep)' 구매 고객에게 삼성디지털미디어스튜디오(SMS) 사이트를 통해 음원서비스를 제공해왔다. 그러나 이 서비스는 국내 1위 음악사이트인 SK텔레콤의 멜론 등 이통사들의 활동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해왔다.
따라서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의 이번 음악시장 진출은 국내 음악시장은 물론 세계적으로도 상당한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당장 국내 2위업체인 LG전자의 대응도 관심거리이다.
또한 MP3폰 등 멀티미디어폰을 앞세워 해외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는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의 입장에서는 미국 애플사가 정립한 '아이팟(ipod, 기기)-아이튠스(itunes, 음원 서비스)'의 사업모델을 활용할 수도 있다.
휴대전화를 구입한 고객에게 자유롭게 음악을 내려받아 감상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당장 오는 6월 출시 예정인 애플의 '아이폰(i-Phone)'과 세계 최대 휴대전화 제조업체인 노키아의 멀티미디어폰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이 같은 기류를 반영하듯 세계 주요 국가에서 운영 중인 삼성전자의 애니콜랜드는 최근 원스톱 온라인 음악서비스 '애니콜 뮤직'을 선보이며 음악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애니콜 뮤직은 애플의 아이튠스처럼 음악의 검색·구입·전송까지를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다. 스트리밍·다운로드 등 기본적인 기능은 물론 코덱 변환·자동검색기능 등을 제공해 '애니콜뮤직'만으로 디지털음악 관련 대부분의 작업이 가능하다.
한편 삼성전자의 국내 음악시장 진입은 당장 지난해에 영업손실 25억5000만 원을 기록했던 소리바다에게는 긍정적이지만 벅스, 맥스mp3 등 온라인 뮤직사이트들은 물론 음원 및 저작권 단체 등 음원을 둘러싼 참여자들간의 관계 설정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