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미소 띨때 ‘우리’는 함박웃음…황금주로 부상한 은행

  • 입력 2007년 2월 22일 03시 00분


3년 전에 국민은행, 우리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등 4대 금융회사 중 하나를 골라 투자했다면 어느 곳의 투자 수익률이 가장 좋았을까.

신한지주는 4대 금융회사의 정확한 수익률을 비교하기 위해 총주주수익률(TSR·Total Shareholder Return)이라는 개념을 사용했다.

TSR는 주가변동분에 배당을 더한 것으로 주주로서 일정 기간 얻을 수 있는 총수익을 말한다. 단순 주가변동 비교보다 유용해 경영자를 평가하는 수단으로 많이 쓰이고 있다. 신한지주가 TSR로 2004∼2006년 3년간의 투자 수익률을 비교한 결과, 우리지주가 236%로 가장 높았다. 이어 신한지주 165%, 하나지주 140%, 국민은행 70%로 총주주수익률이 나왔다.

○ 우리지주 최근 3년 최고의 수익률 내

2003년 말 우리지주 주식을 100만 원어치 샀다면 2006년 말 현재 주가 차익 및 배당으로 투자자산은 336만 원으로 불어난다.

4개 금융회사는 올해 들어서만도 이달 20일까지 9∼17%대의 높은 수익률을 내고 있다. 최근 3년간 우리지주의 투자수익률이 눈에 띄게 높았던 이유는 무엇일까.

맥커리증권 목영충 상무는 “은행들이 외환위기 이후 수익구조가 건실해지면서 주가가 많이 올랐는데, 우리지주의 경우 국민 신한 등에 비해 구조조정이 지체되면서 주가도 뒤늦게 오르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미래에셋증권 한정태 연구원은 “2005년은 전체적으로 증시가 호황이었고 은행주가 특히 강세였다”며 “우리지주의 황영기 회장의 공격적인 경영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 지난해엔 신한지주 수익률이 가장 높아

증시가 조정기를 거친 지난해에는 신한지주의 투자수익률이 17.7%로 가장 높았다. 신한지주는 올해 들어서도 17%대로 가장 높은 수익을 내고 있다.

한 연구원은 “지난해 신한지주의 LG카드 인수가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국민은행은 지난해 유일하게 마이너스 수익률을 냈는데, 만약 국민은행이 외환은행 인수에 성공했더라면 결과는 크게 달라졌을 것”이라고 했다.

한 연구원은 “은행들이 기존 기업금융, 가계금융, 주택담보대출 분야에서의 성장 여력은 별로 없어 보인다”며 “앞으로는 새 시장 개척에 적극적인 비전을 보여 주는 회사의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기적 비전을 제시하는 조직과 최고경영자(CEO)가 외부 입김에 의해 흔들리는 조직은 경영 성과에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황영기 현 우리지주 회장은 지난 3년 동안 공격적인 경영으로 높은 실적을 올리고도 최근 우리지주 신임 회장 후보 인선을 위한 ‘3배수 최종후보’에서 탈락했다.

한 연구원은 “자본시장에서는 관료적 사고보다는 서비스 정신이 경영 성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며 “다만 우리지주 차기 회장이 누가 되더라도 황 회장 때 나타났던 정부와의 갈등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이라고 했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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