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번 몽크’족 숨은 소비를 찾아라

  • 입력 2007년 1월 3일 02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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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문명의 이점을 즐기면서 동시에 요가나 명상, 체내 독소 배출 등으로 내면의 평안함을 함께 추구하는 이른바 ‘어번 몽크’족이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도시 문명의 이점을 즐기면서 동시에 요가나 명상, 체내 독소 배출 등으로 내면의 평안함을 함께 추구하는 이른바 ‘어번 몽크’족이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사무실 밀집지역의 금융기관에서 일하는 한영서(29·여) 씨.

야근과 주말 근무가 잦은 한 씨는 잠들기 전 지친 몸을 달래기 위한 ‘의식’을 갖는다. 아로마향을 피워 놓고 반신욕이나 족욕을 하며 명상의 시간을 갖거나 피톤치드향을 뿌려 집 안 삼림욕을 즐긴다. 근무 중 점심 때 짬이 되면 근처 인사동 ‘명상 카페’에 들러 명상에 잠기기도 한다.

한 씨는 “자동차 매연, 업무 스트레스, 도심 공해에 찌든 내 몸을 위한 작은 선물”이라며 “도심 속에서나마 자연과 여유를 느끼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어번 몽크(Urban Monk)’가 새로운 참살이족(族)의 한 유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 흐름에 맞춰 몸속의 독소를 빼 주는 제품 등 관련 상품도 속속 선보이고 있다.

○ 어번 몽크…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

아모레퍼시픽 소비자미용연구소 박수경 소장은 “참살이를 추구하며 자연적인 삶을 지향하지만 도시를 벗어나서 살 수는 없는 사람들, 도시에 살면서도 내면의 여유를 충족하고자 하는 욕구가 커 이를 병행하는 사람들이 어번 몽크가 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진정한 참살이를 위해서는 건강을 해치는 습관이나 스트레스를 주는 바쁜 업무 등 삶의 일부를 포기해야 하는데 어느 하나도 포기하지 못하는 ‘욕심쟁이’ 참살이족을 어번 몽크라고 분석했다.

하루에 담배 반 갑을 피우는 회사원 양모(28·여) 씨. 흡연이 피부 노화(老化)를 촉진한다고 해서 비싼 수분 크림을 사 바르고 일주일에 한 번씩 전문적으로 피부 관리도 받는다.

양 씨는 “흡연이 건강에 안 좋다는 건 알지만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돼 쉽게 끊지 못한다”며 “그래서 남들보다 피부 관리에 더 신경을 쓴다”고 말했다.

대형 건설사에서 일하는 김영진(32) 대리는 주말이 되면 단식을 하며 운동에 전념한다. 김 씨는 “주중에는 술자리가 많아 항상 과식을 하고 운동할 시간이 없다”며 “주말만이라도 몸을 비우기 위해 소식을 하면서 운동한다”고 말했다.

○ 어번 몽크족 겨낭 디톡스제품 잇달아 출시

도심 속에 늘고 있는 스파, 요가원, 명상센터 등은 이런 흐름을 반영한다. 최근 서울 강남, 인사동 등을 중심으로 도심 속에서 정신 수련을 할 수 있는 명상센터와 수련원이 늘고 있다. 일상 속에서 가볍게 명상을 접할 수 있는 명상카페도 속속 생기고 있다.

세도나 요가명상센터 이희경 원장은 “점심시간에 짬을 내 오는 직장인부터 초등학생까지 명상센터를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도심 속 스파를 찾는 사람도 점점 늘고 있다. 스킨앤스파 송재영 기획홍보팀장은 “연말에 술 마시고 아침 일찍 스파를 찾아 피로를 푸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몸속의 독소를 배출하는 데 도움을 주는 ‘디톡스’ 제품도 잇달아 나오고 있다. LG생활건강은 항균, 항오염, 항먼지 기능이 있는 디톡스 보디 제품 ‘비욘드 데톡스 라인’을 내놓았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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