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펀드, 지역 분산이 되게 해야"

  • 입력 2006년 10월 12일 16시 09분


코멘트
북한 핵실험 이후 은행과 증권사 창구에는 해외 투자에 대한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

국내 시장에만 투자하던 사람들이 지역별 분산 투자의 필요성을 절감한 때문이다. 자산을 다양한 형태로 나눠 관리하더라도 투자 지역이 국내에만 머문다면 북한 핵과 같은 돌발 사태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없다.

북핵 사태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각양각색이다. "전쟁 가능성은 낮으니 해외 투자 비중을 줄이고 가격이 내린 한국 주식을 사들일 시점"이라는 의견이 있는 반면 "예측이 불가능한 상황이므로 한국 주식을 단계적으로 처분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어느 쪽을 따르든 해외 투자 수단을 갖고 있어야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그러나 관련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은 해외 투자에는 까다롭게 따져봐야 할 점이 많다.

●해외 펀드, 지역 분산이 되게 해야

스스로 꼼꼼히 살피지 않고 판매사 창구에서 권해 주는 대로 덜컥 해외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는 십중팔구 낭패를 겪는다.

펀드를 권하면서 최근 수익률 자료만 강조해서 보여주는 판매사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과거 수익률만 보면 아시아를 비롯한 신흥 시장에 투자하는 펀드를 외면하고 유럽이나 미국에 투자하는 펀드를 선뜻 선택하기 어렵다.

만약 한국과 일본에 투자하는 펀드로 구성된 포트폴리오라면 분산 투자가 온전히 됐다고 하기 어렵다. 북한 핵실험 소식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2개 시장에 투자하는 상품이 서로 차별화됐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강창희 소장은 "과거의 수익률이 미래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기초적인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해외 펀드를 고를 때는 가급적 세계 곳곳의 시장에 골고루 투자하는 상품을 찾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한국펀드평가 박현철 연구원도 "한국 증시와 상관관계가 적은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나 태국 말레이시아 등에 투자하는 펀드가 분산 투자에 적합할 것"이라며 "5년 이상 투자할 계획을 세우고 전체 투자 자산의 20% 정도만 넣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단기 금융상품이나 금 펀드도 대안

해외 펀드는 투자한 돈이 투자 지역의 화폐로 바뀌어 운용되므로 환율 변수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수익률이 높게 나와도 환매 시점의 환율에 따라 손에 쥐는 금액은 달라질 수 있다.

환매할 때 환율이 어떻게 되든 가입 시점에 정한 환율을 적용받기로 약속하는 '선물환계약'을 했다 하더라도 마냥 안심할 수만은 없다. 만기를 기억해 뒀다가 계속 투자할 생각이라면 자동 환매 예정일 직전 영업일까지 반드시 만기 연장 신청을 해야 한다.

국내 펀드는 이익에 대한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지만 해외 펀드 수익에는 15.4%의 소득세가 부과된다는 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머니마켓펀드(MMF)나 3개월짜리 예금 등 단기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방법도 권한다. 또 우량 기업어음(CP)에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하지만 대표적인 안전 자산으로 꼽히는 금 매입은 위험하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신한은행 상품개발실 유유정 과장은 "금 실물은 매입할 때 10%를 부가가치세로 내야 하기 때문에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다"며 "부가가치세를 내지 않고 간접투자를 할 수 있는 금 적립 상품의 가입은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손택균기자 soh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