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최대적자…“계속 高高땐 연간 수지도 위태”

  • 입력 2006년 5월 27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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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수지가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나빠져 지난달 15억3000만 달러 적자를 냄에 따라 경상수지 관리에 ‘빨간 불’이 켜졌다.

대규모 적자가 주로 ‘계절적 요인’에 따른 것이라고는 하지만 수출입 성적을 보여 주는 상품수지 흑자도 크게 줄었다는 점에서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경상수지 적자 왜 커졌나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가치 상승) 및 국제 유가 상승으로 상품수지 흑자가 전달보다 줄어들었기 때문.

통관 기준으로 수출은 전년 동기대비 12.0% 늘었지만 수입이 13.7% 증가했다. 특히 지난달 원유 수입액은 37.5%나 늘어났다. 이에 따라 상품수지 흑자는 3월 29억1000만 달러에서 지난달 19억6000만 달러로 감소했다.

4월 소득수지는 대외 배당금 지급이 집중되면서 3월보다 4억1000만 달러 늘어난 18억8000만 달러의 적자를 내 상품수지 흑자를 까먹었다.

만성적인 서비스수지 적자도 대규모 경상적자의 원인이 됐다. 지난달 서비스수지는 3월보다는 다소 줄었지만 13억5000만 달러 적자였다.

4월까지 서비스수지 적자는 63억4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9억5000만 달러보다 크게 늘어났다. 원화 가치가 올라가면서 해외여행이 늘어나고 해외유학 및 연수도 많아졌기 때문이다.

○ 연간 흑자 가능할까

한국은 외환위기 이후 1998년 403억7000만 달러를 시작으로 지난해 165억6000만 달러까지 8년 연속 경상수지 흑자를 냈다.

한국은행이 당초 예상한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160억 달러. 하지만 3월에 ‘100억 달러 안팎’으로 낮췄고 7월 ‘하반기 경제전망’에서는 추가로 더 하향 조정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원화 가치가 더욱 올라가고(환율 하락) 국제 유가가 계속 오른다면 연간으로도 경상수지 흑자를 장담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연구소들은 이미 올해 흑자 전망을 크게 낮춰 발표했다. 삼성경제연구소 23억 달러, LG경제연구원 37억 달러, 한국개발연구원(KDI) 41억 달러 등이다.

현대경제연구원 유병규 경제본부장은 “경상수지 흑자 감소로 환율 관리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내수가 본격 회복되지 않은 상황이라 경제성장이 둔해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주식시장에서도 경상수지 악화는 악재로 받아들여진다.

삼성증권 유재성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부동산 거품 붕괴론’에 이어 경상수지까지 안 좋게 나오면서 외국인들의 주식 매도가 거세질 것으로 우려된다”며 “증시가 강세로 돌아서려면 경기 회복과 기업의 수익성 회복에 대한 기대가 수치로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경준 기자 news91@donga.com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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