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인연합 "기업들 손해보며 수출중…정부 대책 마련을"

  • 입력 2006년 4월 26일 17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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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가 고유가와 환율 하락(원화가치 상승)에 따라 기업들의 채산성이 급격히 나빠지고 있다며 정부차원의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6일 제 1차 위원장단 회의를 열고 "고유가와 원화가치 상승 등 심각하게 악화되는 외부 환경에 대응할 수 있도록 정부가 환율 안정화 대책 등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조건호 전경련 상근 부회장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급속히 나빠지는 외부 환경에 대응하고 경기 회복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정부가 재정·통화·조세 정책을 통해 수요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기업에 대한 규제도 크게 완화해 투자를 촉진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전했다.

전경련은 이를 위해 출자총액제한제도의 폐지를 포함한 각종 규제의 완화를 정부에 강력히 요청하기로 했다고 조 부회장은 밝혔다.

조 부회장은 또 "외국 자본의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경영권을 안정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현재 관련 법안을 발의하기 위해 정부와 협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한상공회의소는 이날 "원-달러 환율이 달러 당 907원까지 떨어지면 수출을 포기하는 기업이 속출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한상의는 이날 국내 수출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 발표를 통해 "기업들이 수익을 낼 수 있는 적정 원-달러 환율을 1015.7원, 손익분기점 환율은 985.8원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현재 환율이 950원 아래로 떨어져 있는 것을 감안하면 이미 상당수 기업이 손해를 보면서 수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특히 많은 기업들은 원-달러 환율이 907원까지 내려가면 더 이상 사업을 계속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의는 또 "기업들이 급격한 원화가치 상승에도 불구하고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것을 우려해 환율로 인한 손실을 단가 인상을 통해 보전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기업들이 환율 하락분의 4.7%만 수출가격 인상에 반영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 연말 원-달러 환율의 예상치'를 묻는 질문에 기업들은 평균 918.1원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900원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는 응답도 27.0%나 됐다.

박정훈기자 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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