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급락에 대처하려면…수출中企, 換변동보험 당장 가입

  • 입력 2006년 4월 26일 03시 00분


코멘트
‘지금이라도 환(換)변동보험에 들어야 하나.’

식기세척기용 모터를 수출하는 중소기업 S사의 정모 사장은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950원 밑으로 떨어지자 고민에 빠졌다.

S사는 기술력이 뛰어나 최근 2년간 지속된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가치 상승)에도 그럭저럭 버텨 왔다. 마진율이 좋아 환율이 달러당 940원 아래로 떨어지지만 않으면 수출로 ‘남는 장사’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제 사정이 달라졌다. 25일에는 외환 당국의 시장 개입으로 환율이 반등했지만 얼마 가지 않아 다시 하락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기 때문이다.

어떻게 해야 할까.

○ 수출보험公 작년 중도해지제 도입

정 사장과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면 지금이라도 환변동보험에 가입하는 게 낫다.

최근 환율이 하락하고 있지만 중소기업이 보험 가입을 꺼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 비용도 문제지만 지금 보험에 가입했다가 환율이 오르면 오히려 환차익을 무조건 내놓아야 하는 게 아니냐는 오해 때문이다.

환변동보험은 수출계약 당시 환율(보장환율)보다 결제 시점의 환율(결제환율)이 떨어지면 한국수출보험공사가 환손실을 보상해 준다. 하지만 반대로 결제 시점의 환율이 올라 기업이 환차익을 얻으면 이를 내놓아야 한다. 그러나 수출보험공사는 지난해 중도 해지 제도를 도입했다. 결제환율이 오르면 기업이 계약을 해지해 환차익을 챙길 수 있도록 한 것. 즉 환율이 떨어지면 환손실을 보상 받고 환율이 오르면 계약을 해지하면 그만이다.

○ 금융사 선물환계약도 유용

선물환(先物換) 계약도 환 위험을 피하는 수단이다. 선물환 계약은 미리 약정한 환율로 미래의 일정 시점에 일정 금액의 두 통화를 교환하기로 약속하는 것이다. 미래의 환율을 미리 정해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을 사전에 막자는 것.

거액의 수출대금을 받는 조선업체들이 주로 선물환을 이용한다. 앞으로 환율이 떨어질 것을 예상해 미리 일정 수준의 환율을 정해 계약을 한다.

부정기적으로 수출하는 기업은 수출과 동시에 선물환 계약을 해 환율 변동과 상관없이 매출액을 원화로 확정 짓는 게 좋다.

은행이 제공하는 다양한 환위험 관련 서비스도 이용할 만하다.

수출입은행은 대출 통화를 자유롭게 바꿀 수 있는 ‘통화 전환 옵션부 대출’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 원-달러 환율이 떨어지면 기존의 달러 대출을 수수료 없이 원화 대출로 바꿀 수 있다.

이 밖에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외환은행도 환위험 관리 서비스와 함께 자문에 응해 준다.

○ 올 평균 환율 940원까지 떨어질 수도

원-달러 환율이 급락세를 이어 가면서 민간 경제연구소들은 올해 연평균 환율 전망치를 940원까지 낮출 예정이다.

환율 하락세가 당초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 떨어질 것을 예상하기는 했지만 상반기에 환율이 너무 급하게 떨어져 연평균 수치를 낮출 수밖에 없다는 것.

연평균 환율을 1000원으로 예상했던 한국금융연구원은 최근 950∼960원으로 낮췄고, LG경제연구원은 940원으로 20원 하향 조정했다.

LG경제연구원 신민영 연구위원은 “미 달러화에 대한 국제사회 시각 자체가 변해 본격적인 약세로 돌아서면 환율은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m

홍석민 기자 smh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