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대일수출 ‘환율’에 운다

  • 입력 2006년 3월 20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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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당 원화 환율에 이어 원-엔 환율 하락세(달러 및 엔화에 대한 원화가치 상승)가 지속되면서 일본에 수출하는 국내 중소기업들에 비상이 걸렸다.

국내 기업의 대(對)일본 수출 물량 중 중소기업 비중이 50%를 넘고 있어 엔화에 대한 원화 강세가 계속되면 수출 감소와 함께 채산성 악화가 우려된다.

19일 한국무역협회 무역연구소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대일 수출증가율(전년 동월 대비)은 지난해 12월 2.5%에서 올해 1월 ―5.3%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중국 미국 홍콩 등에는 수출이 계속 늘어나거나, 감소세에서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는 대일 수출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50.3%로 중국(33.9%)과 미국(33.6%)에 비해 월등히 높아 원-엔 환율 하락의 영향을 더 많이 받기 때문이다.

실제로 원-엔 환율은 2004년 말 100엔당 1012원에서 지난해 말 859원으로 15.1% 하락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약 3% 떨어졌다.

업종별로는 농수산물 등 1차 상품의 타격이 크지만 환율 하락이 지속되면 다른 업종의 채산성도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무역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수출 실적이 10만 달러(약 1억 원) 이상인 중소기업 가운데 89.2%가 올해 대일 수출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으며, 64.7%는 수출이 1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함께 이미 수출한 물량의 채산성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87.2%가 기존 수출 물량의 채산성이 한계 상황에 도달했거나 적자로 전환했다고 응답했다. 적정 수준의 마진을 유지하는 기업은 10.8%에 그쳤다.

무역연구소 신승관 연구위원은 “지금의 환율이 지속되면 기업 10곳 중 4곳은 출혈 수출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특히 중화학과 경공업의 적자 수출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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