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72%“올 브릭스에 가장 주시”

  • 입력 2006년 1월 23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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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정보기술(IT) 업체인 A사는 최근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의 하나인 브라질에 진출하려다 막판 협상에서 실패했다.

월등한 디자인과 기술력을 앞세워 최종 수출 가격과 거래 규모까지 합의했지만 상대 전자업체가 주문 직전 터무니없는 가격 인하를 요구했기 때문.

무엇이 문제였을까.

KOTRA에 따르면 A사는 브라질 시장에서 중국산의 경쟁력을 과소평가했다.

A사가 제품 우위를 과신하며 경직된 상담을 진행하는 동안 브라질 업체는 끊임없이 시장 테스트를 거치며 값싼 중국산과 한국산을 비교했던 것.

김건영 KOTRA 브라질 상파울루 무역관장은 “실무급 책임자가 일회성으로 방문하는 국내 업체들과 달리 중국 업체들은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찾아와 인적 교감을 쌓기 때문에 현지 업체들로부터 신뢰를 얻는다”고 전했다.

설비기계 제조업체인 B사는 지난해 초 브라질 투자를 결정했지만 브라질의 보호무역주의 관행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다.

이 회사가 수출하려던 기계와 유사한 기계가 브라질에서 이미 생산되고 있기 때문. 브라질은 자국에서 생산되는 품목의 경우 해외 수출업체에 엄청난 관세를 부과한다.

인도에 이미 진출한 건설업체인 C사도 외국 기업에 대해 원천 징수요율을 과다하게 적용하는 인도의 자국기업 보호정책 때문에 곤란을 겪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글로벌경제실 오승구 수석연구원은 “시장, 인재, 자원을 모두 갖춘 브릭스 시장은 충분히 매력적인 곳”이라며 “그러나 ‘남들이 가니까 따라간다’는 식의 진출은 실패할 확률이 크기 때문에 충분한 시장조사와 자사 역량 점검이 선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삼성경제연구소가 최근 임원 대상 유료 정보사이트인 ‘세리CEO’(www.sericeo.org) 회원 441명을 대상으로 ‘올해 가장 관심을 갖고 주시하는 세계 경제권’을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72.8%가 빠르게 성장하는 브릭스 지역을 꼽았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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