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토종브랜드 광주 빅마트 창사10년

  • 입력 2005년 5월 26일 07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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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고추가 강하다.’

약육강식의 논리가 지배하는 국내 유통업계에서 ‘토종 브랜드’로 성공을 거둔 광주 ㈜빅마트(대표 하상용 河尙容)가 창사 10년을 계기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광주 11곳을 비롯, 호남권에서 14개의 중소형 점포를 운영 중인 빅마트는 현재 광주지역 할인점업계에서 대형할인점을 물리쳤다. 2000억 원에 육박하는 연 매출로 시장점유율(30% 선)과 인지도가 1위.

이 회사가 처음 점포를 낸 것은 1995년 5월. 1500 평의 미니할인점이었지만 광주에서 목포로 나가는 국도1호선 길목에 자리 잡고 ‘BIG’을 부각시킨 독특한 간판으로 눈길을 끄는데 성공했다.

“초창기에는 말 그대로 구름처럼 몰려든 고객들로 매장이 꽉 차 하루에도 몇 번씩 입구를 가로 막고 돌려보내는 진풍경이 벌어졌다”는 것이 초기 근무자들의 전언.

그러나 ‘E-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거대 자본을 앞세운 대형할인점이 차례로 진출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부산 대구 등 토착유통업체가 줄줄이 무너지는 판세로 볼 때 뾰족한 수가 있겠나” 하는 루머가 이어졌지만 빅마트는 오히려 점포 수를 늘려 1997년 매출액 1000억 원을 돌파한데 이어 2000년 이후 경상이익이 20억 원을 넘는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비결은? 한마디로 ‘지역밀착형’ 경영이다. 지역 주민과의 끊임없는 교감을 통해 관심과 이익을 나누는 것.

점포를 새로 낼 때마다 매출액이 기대 수준에 오를 때까지 사장을 비롯한 거의 전 직원이 현장에 나가 함께 뛰는 ‘전방위 배치’ 전략으로 현지 주민에게 한 발 가깝게 접근한다.

특히 할인점의 주력인 생식품류를 90% 이상 주변 전남지역 농어촌에서 구매해 스스로의 제품경쟁력을 갖추고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를 만족시키는 등 ‘토종의 경쟁력’을 갖췄다.

1997년에는 전국 처음으로 쇼핑봉투 재활용을 늘리기 위해 ‘쇼핑봉투 보증금제’를 실시하고 무등산 공유화사업에 앞장서는 등 지역 환경운동에 꾸준한 관심을 보여 왔다.

2000년에는 문화사업 차원에서 전라도민의 삶과 문화를 전하는 온-오프라인 잡지 ‘전라도 닷컴’을 낸데 이어 지난해에는 무가지 ‘광주드림’을 창간했다.

하 대표는 “최근에는 일부 대기업이 우리 같은 중소형 할인점 운영기법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앞으로 점포 수를 30개 이상으로 늘려 확실한 자기경쟁력을 갖추겠다”고 말했다.

김 권 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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