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상환 주가연동상품 인기 있지만…조기상환율은 “글쎄”

  • 입력 2004년 12월 9일 18시 35분


코멘트
상환 시점을 앞당기는 것을 조건으로 내거는 조기상환형 주가연동(ELS) 금융상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저금리로 인해 ELS 상품의 만기가 대체로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조기상환형 ELS 상품은 편입 종목의 주가를 일정 시점마다 평가해 설정일 대비 주가가 오르면 만기 전이라도 수익을 확정해 조기 상환된다.

9일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조기상환형 ELS 상품은 이날 현재까지 121개가 만들어졌으며 설정 금액은 9800억 원에 이른다.

5월 첫선을 보인 이후 7개월 만에 1조 원가량 팔린 셈.

조기상환형 ELS 상품은 대부분 삼성전자 주가와 연동돼 요즘처럼 삼성전자 주가가 부진을 면치 못하면 조기상환 확률이 떨어질 수도 있다.

▽우량종목 편입한 조기상환형 ELS 상품=최근 금융회사들이 조기상환형 ELS 상품을 앞 다퉈 내놓고 있는 것은 저금리로 인해 1년 이하 단기 운영으로는 수익률을 높이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ELS 상품은 투자자금의 대부분을 국고채 등 안정자산에 투자하고 여기서 나온 수익으로 개별종목 주가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옵션을 구입해 추가 수익을 올린다. 하지만 금리가 떨어져 옵션을 살 수 있는 금액이 줄어들면서 높은 수익률을 얻기 어려워진 것.

이에 따라 금융회사들은 만기를 1년 이하 단기에서 3∼5년 장기로 늘리는 대신 몇 차례 조기 상환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 고객에게 유동성을 확보하도록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 주가와 연동되는 3년 만기 조기상환형 ELS 상품의 경우 3개월 또는 6개월마다 평가해 주가가 오르면 은행 금리의 2∼3배(연 8∼9%)에 이르는 수익을 지급하고 조기 상환된다.

대한투자증권 상품기획부 송희주(宋熙柱) 차장은 “초기 ELS 상품은 주가지수와 연동하는 게 주류였지만 최근 주가지수가 비교적 높은 800∼900대에서 등락을 거듭하자 삼성전자 LG전자 등 우량종목과 연동하는 상품을 내놓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조기상환 가능성은 얼마나 되나=조기상환형 ELS 상품은 대부분 삼성전자 주가와 연동된다. 올해 5월 첫선을 보일 당시 삼성전자 주가는 50만 원대였다. 최근 주가는 41만∼42만 원 수준이다.

삼성전자 주가가 비교적 높을 때 이 상품에 가입한 고객들은 조기에 상환 받을 가능성이 거의 없는 셈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달 안에 첫 조기상환 기회가 돌아오는 10여 개 상품 가운데 조기 상환되는 상품은 전무하다는 것.

정보기술(IT) 전망이 밝지 않아 삼성전자 주가가 내년 상반기까지는 예전 수준을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증권업계의 예상을 감안하면 두 번째 조기상환 기회에 대한 전망도 밝지 않은 편이다.

굿모닝신한증권 상품개발팀 유지헌(柳志憲) 대리는 “조기상환형 ELS 상품은 편입된 종목의 주가가 저평가돼 있을 때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면서 “조기상환이 다음 기회로 넘어가면 수익률도 높아지기 때문에 느긋하게 기다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판매 중이거나 판매 예정인 조기 상환형 ELS
판매 일정상품기초자산만기수익률구조
대우증권(10∼14일)조건부원금보장형 조기상환 ELS코스피2003년연 10%6개월마다 지수가 하락하지 않으면 연 10% 수익 지급 후 조기상환
삼성증권(10일까지)원스타 배리어10찬스 ELS삼성전자5년연 7%6개월마다 주가가 15% 이상 상승한 적이 있으면 연 8% 수익 지급 후 조기상환
LG투자증권(13∼15일)ELS 123호-투스톡 조기상환형삼성전자우리금융지주3년연 13.5%6개월마다 두 종목 모두 하락폭이 10% 이내면 연 13.5% 지급 후 조기상환
제일은행(15일까지)삼성 투스타 ELS펀드 6호삼성전자하나은행3년연 14%6개월마다 두 종목 중 덜 오른 종목의 하락폭이 10% 이하면 연 14% 수익 지급 후 조기상환
자료:각 금융사

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