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경영’ 한국신용평가정보 박상태 사장

  • 입력 2004년 12월 5일 17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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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신용평가정보의 박상태 사장은 지난해 4월 취임한 이후 ‘칭찬 경영’에 앞장서고 있다. 그는 말과 휴대전화 메시지, e메일, 책 등 다양한 방법으로 부하 직원들을 칭찬해 사기를 북돋고 있다. 안철민 기자
한국신용평가정보의 박상태 사장은 지난해 4월 취임한 이후 ‘칭찬 경영’에 앞장서고 있다. 그는 말과 휴대전화 메시지, e메일, 책 등 다양한 방법으로 부하 직원들을 칭찬해 사기를 북돋고 있다. 안철민 기자
《개인과 기업의 신용도를 평가하는 한국신용평가정보의 박상태(朴相泰·53) 사장은 부하 직원들을 칭찬하는 것이 중요한 업무이자 즐거움이다. 그는 매일 조약돌 크기의 자석 다섯 개를 상의 오른쪽 주머니에 넣고 출근한다. 직원 한 명을 칭찬할 때마다 자석 하나를 왼쪽 주머니로 옮긴다. 5개가 모두 왼쪽 주머니로 옮겨지면 하루의 ‘칭찬 업무’가 끝난 것.》

칭찬을 하는 방법도 다양하다. 복도에서 만난 직원은 말로 칭찬하고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와 e메일도 사용한다.

최근에는 직원 50여 명에게 칭찬의 말을 적은 책을 선물했다. 일 처리에 강단이 있는 여성 대리는 ‘거친 들판에서도 살아남을 직원님-사장 드림’이라고 적힌 책을 받았다.

지난해 9월 회사 내 칭찬릴레이(한 달에 두 명씩 칭찬 직원이 뽑히고 이들이 다음달 칭찬 직원을 뽑는 운동)가 시작돼 5일 현재 32명의 주인공이 나왔다.

박 사장은 개인의 특성을 꿰뚫는 칭찬을 하기 위해 ‘취재’를 한다. 보고를 하는 해당 직원의 인상을 적어놓거나 그의 부하나 상사에게 전화로 물어본다. 사장이 직원을 취재하고 칭찬하는 데 하루 1시간이 쓰인다. 그가 정신적 시간적 비용을 감수하고 칭찬에 집착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지금껏 회사에 남아 기여하고 있다면 장점이 많다는 뜻입니다. 단점은 나이가 들수록 고치기 어렵죠. 칭찬을 받은 직원 개개인이 장점을 더 키우고 가다듬으면 회사는 덩달아 성장하는 것 아니겠어요?”

박 사장은 직원이 몸으로 느끼는 다양한 교육과 인센티브 제도도 도입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월례 명사(名士) 특강’을 시작해 11명이 강의를 했다.

“사장이 일 열심히 하라고 백 번 이야기해 봐야 헛일입니다. 직원들이 위대한 이들의 생생한 삶의 지혜를 직접 듣고 깨달아야 합니다.”

권투선수 홍수환 씨와 대우중공업 김규환 명장(名匠)의 강의는 특히 인기가 좋았다.

홍 씨는 지난해 12월 강의를 하면서 ‘3분 프로 인생론’으로 직원들을 감동시켰다.

“공이 울리면 3분 동안 젖 먹던 힘까지 다해 싸웁니다. 1분은 집중해서 쉽니다. 그러면서 제자리에 있는 직장인, 그것이 프로라고 생각합니다.”(홍 씨)

김 명장은 딸을 ‘품질’, 아들을 ‘관리’라고 부르며 회사를 위해 아이디어 2만4612건을 내고 품질관리에 주력한 한평생을 소개했다.

박 사장도 회사에 좋은 아이디어를 낸 직원에게 포인트 점수를 주는 마일리지 제도를 지난해 도입했다. 올해 3분기부터는 실적이 좋은 직원 8∼10명을 뽑아 일본 등지에 관광을 보내는 프로그램도 만들었다.

대신 임직원과 ‘내년에 회사를 위해 어느 정도의 성과를 올리겠다’는 계약을 하는 등 전 직원이 최선을 다해 회사에 기여할 것을 독려한다.

“내년에 회사가 목표한 실적을 달성하면 직원을 데리고 발리에 다녀올까 합니다. 목표를 달성한 뒤 청정한 바다를 바라보며 포도주를 마시는 것, 그게 인생 아닌가요?”

박 사장은 행정고시 13회에 합격한 뒤 재무부와 관세청 등에서 관료로 일했다. 지난해 4월 관세청 차장을 마치고 한국신용평가정보 사장으로 부임했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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