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을 하는 방법도 다양하다. 복도에서 만난 직원은 말로 칭찬하고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와 e메일도 사용한다.
최근에는 직원 50여 명에게 칭찬의 말을 적은 책을 선물했다. 일 처리에 강단이 있는 여성 대리는 ‘거친 들판에서도 살아남을 직원님-사장 드림’이라고 적힌 책을 받았다.
지난해 9월 회사 내 칭찬릴레이(한 달에 두 명씩 칭찬 직원이 뽑히고 이들이 다음달 칭찬 직원을 뽑는 운동)가 시작돼 5일 현재 32명의 주인공이 나왔다.
박 사장은 개인의 특성을 꿰뚫는 칭찬을 하기 위해 ‘취재’를 한다. 보고를 하는 해당 직원의 인상을 적어놓거나 그의 부하나 상사에게 전화로 물어본다. 사장이 직원을 취재하고 칭찬하는 데 하루 1시간이 쓰인다. 그가 정신적 시간적 비용을 감수하고 칭찬에 집착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지금껏 회사에 남아 기여하고 있다면 장점이 많다는 뜻입니다. 단점은 나이가 들수록 고치기 어렵죠. 칭찬을 받은 직원 개개인이 장점을 더 키우고 가다듬으면 회사는 덩달아 성장하는 것 아니겠어요?”
박 사장은 직원이 몸으로 느끼는 다양한 교육과 인센티브 제도도 도입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월례 명사(名士) 특강’을 시작해 11명이 강의를 했다.
“사장이 일 열심히 하라고 백 번 이야기해 봐야 헛일입니다. 직원들이 위대한 이들의 생생한 삶의 지혜를 직접 듣고 깨달아야 합니다.”
권투선수 홍수환 씨와 대우중공업 김규환 명장(名匠)의 강의는 특히 인기가 좋았다.
홍 씨는 지난해 12월 강의를 하면서 ‘3분 프로 인생론’으로 직원들을 감동시켰다.
“공이 울리면 3분 동안 젖 먹던 힘까지 다해 싸웁니다. 1분은 집중해서 쉽니다. 그러면서 제자리에 있는 직장인, 그것이 프로라고 생각합니다.”(홍 씨)
김 명장은 딸을 ‘품질’, 아들을 ‘관리’라고 부르며 회사를 위해 아이디어 2만4612건을 내고 품질관리에 주력한 한평생을 소개했다.
박 사장도 회사에 좋은 아이디어를 낸 직원에게 포인트 점수를 주는 마일리지 제도를 지난해 도입했다. 올해 3분기부터는 실적이 좋은 직원 8∼10명을 뽑아 일본 등지에 관광을 보내는 프로그램도 만들었다.
대신 임직원과 ‘내년에 회사를 위해 어느 정도의 성과를 올리겠다’는 계약을 하는 등 전 직원이 최선을 다해 회사에 기여할 것을 독려한다.
“내년에 회사가 목표한 실적을 달성하면 직원을 데리고 발리에 다녀올까 합니다. 목표를 달성한 뒤 청정한 바다를 바라보며 포도주를 마시는 것, 그게 인생 아닌가요?”
박 사장은 행정고시 13회에 합격한 뒤 재무부와 관세청 등에서 관료로 일했다. 지난해 4월 관세청 차장을 마치고 한국신용평가정보 사장으로 부임했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