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따라 모기지론 담보율 달리해야”

  • 입력 2004년 6월 9일 17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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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의 공간’ 대신 ‘소유의 수단’으로 집을 여기는 한국인 특유의 심리가 집값을 올리는 가장 큰 요소로 보입니다. 시세를 받치는 데는 집주인의 금융 부담을 줄여 주는 독특한 ‘전세’ 제도도 한몫하는 것 같습니다.”

미국 남캘리포니아대 러스크센터(부동산대학원)의 덩융헝(鄧永恒·사진) 교수가 최근 한국 부동산 시장 연구를 위해 학생 20여명과 함께 서울을 찾았다.

버클리 캘리포니아대와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학원 등에서 수학하며 미국 모기지론의 성공 과정, 인종별 주택 구입 성향 등에 대한 논문을 발표해 온 그는 거시경제 관점에서 한국 부동산 연구를 시작한 흔치 않은 미국 학자다.

그는 국내 주택시장의 거품 논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초과 공급과 수요 감소가 없는 상황에서 ‘거품’을 논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본다. 또 집에 ‘보험적 가치’를 부여하는 국민 특성을 감안할 때 최근 몇 년 동안의 상승률이 다른 나라 도시들에 비해 높아 보이지는 않는다.”

최근 미 서부 실리콘밸리와 해변 지역의 고급 주택 가격이 올해 들어 하락세로 돌아선 것을 예로 든 그는 “미국은 상류층 집들에 거품 요인이 있는 대신 중산층과 그 이하에서는 실수요층 위주로 움직인다”면서 “한국은 상류층 대상 가격대의 주택들에 오히려 ‘실수요층’(매수 희망자)이 두꺼운 것이 특색”이라고 덧붙였다.

사무실 공실률에 대해서도 10%가 넘는 세계 주요 도시들과 비교해 볼 때 3% 안팎인 서울 중심가는 양호한 편이라고 그는 말했다.

덩 교수는 세계 주요 도시의 부동산 시장에 대해 “로스앤젤레스 시드니 런던 상하이 등 주요 도시들은 최근 몇 년 동안 두 자릿수의 가격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개발=미래가치 상승’에 대해 사람들의 믿음이 두터워지는 데다 세계적 경기 상승으로 당분간은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인직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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