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신화 기업 “비결은 아웃소싱”

  • 입력 2004년 4월 28일 17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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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개발(R&D)이나 마케팅에만 집중하고 제품설계, 생산 등 나머지 기능을 외부업체에 맡기는 아웃소싱을 통해 제품을 차별화하거나 경쟁력을 키워 시장을 선도하는 국내 기업이 늘고 있다. 특히 기술력이 떨어지는 중소업체에 하청을 주는 종전의 수직적 아웃소싱에서 탈피해 우수한 기술이나 생산능력을 갖춘 회사에 과감하게 아웃소싱을 맡기는 네트워크 형태의 수평적 아웃소싱이 이들 기업의 성공비결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8일 ‘아웃소싱 확산과 전략적 대응’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수평적 아웃소싱을 통해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했거나 틈새시장을 개척한 레인콤과 휴맥스, 미샤 등의 성공사례를 소개했다.

▽핵심기능도 과감하게 아웃소싱=MP3플레이어 업계 1위로 부상한 레인콤은 제품 차별화의 핵심인 디자인을 전문업체인 미국 실리콘밸리의 한국계 디자인업체 ‘이노디자인’에 맡겼다.

레인콤은 또 사업 초기부터 제품 생산도 홍콩의 제조전문 아웃소싱 업체에 위탁하고 자체적으로는 R&D와 마케팅에만 집중했다. 레인콤 직원 327명 중 130명이 이들 두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

▽수평적 아웃소싱도 주저하지 않는다=초저가 화장품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화장품제조업체 미샤는 ‘비싸야 잘 팔린다’는 업계 통념을 깨고 제품당 3300∼9800원의 가격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했다.

초저가 전략이 적중해 매출이 급증하자 작년 8월부터 16개 화장품 전문업체에 생산을 위탁했다. 현재 외부생산 비중은 80% 정도.

미샤는 자체공장에서 원가와 제조관련 데이터를 갖고 있어 전문생산업체에 적정 납품가를 요구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

삼성경제연구소 정창용 연구원은 “미샤는 시장의 수요가 넘칠 때 수평적 아웃소싱을 통해 급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면서 “아웃소싱 업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핵심역량을 통한 성공신화가 계속될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발주업체와 아웃소싱 업체의 동반성장 추구=대학원의 R&D 벤처 동아리로 출발해 세계적 디지털 셋톱박스 전문업체로 성장한 휴맥스의 아웃소싱은 R&D 업체와 아웃소싱 업체간의 장기적 동반협력을 이끌어낸 사례.

휴맥스는 초기부터 R&D에 집중하고 생산은 3, 4개의 영세업체에 맡겼다. 셋톱박스는 지역별 기술표준이 다양해 여러 종류의 제품군을 신속하게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휴맥스의 매출이 신장하면서 이들 영세업체도 직원 500명 규모의 단일 회사로 통합됐다.

휴맥스는 이 회사와 전속 아웃소싱 관계를 유지하는 등 동반 성장을 추구하고 있다.


이원재기자 w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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