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고공행진]계속 오르면 내달 승강기 격층 운행

  • 입력 2004년 3월 24일 18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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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가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자 정부도 대책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이희범(李熙範) 산업자원부 장관은 24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실시한 정례 브리핑에서 “이달 31일 석유수출국기구(OPEC) 총회까지는 자발적 소비 절약에 중점을 두되 고유가가 지속되면 2단계 소비절약 대책과 유가 안정 대책을 병행해 실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산자부는 26일부터 256개 시민단체와 함께 서울 등 전국 12개 지역에서 적정 난방온도 준수, 옥외 조명 자제 등을 촉구하는 절약 캠페인을 벌인다. 또 에너지 다소비업체 2157곳에 대해서는 소비절약 계획을 협의하고 130개 대규모 사업장을 대상으로 에너지 관리 진단을 실시키로 했다.

다음 달에도 유가 상승세가 지속되면 캐시백(Cash Back) 시스템 도입과 승강기 격층 운행 등 2단계 대책이 발동된다.

캐시백 시스템은 10% 이상 에너지를 절약한 가정에 대해 전력과 가스료의 일정 부분을 돌려주는 제도다. 지난해 처음 실시돼 전기료는 가구당 1만원, 가스료는 2만원이 지급됐다.

산자부는 유가 상승이 수급 불일치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고 보고 승용차 강제 10부제 등 국민 생활에 밀접한 영향을 미치는 방안은 신중하게 접근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정부의 유가 대책이 가격 상승기에만 반짝 실시되는 경우가 많아 구조적인 대응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최호상(崔浩祥) 수석연구원은 “실질 국내총생산(GDP) 대비 에너지 투입량을 조사한 결과 1990∼2000년 한국은 0.31로 일본이나 미국보다 월등히 높았다”며 “에너지 소비행태를 개선하지 않으면 유가 변동에 따른 경기 부침(浮沈)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원유 수입 경로 다양화 △대체에너지 개발 △자급률 향상 등도 중장기 과제로 꼽았다. 특히 원유 자급률의 경우 일본은 활발한 해외 유전 개발을 통해 11.5%(2001년 말)에 이르는 반면 한국은 3.0%(2003년 말)에 그쳐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기정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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