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무선인터넷 기술표준 의무화 ‘기술적 대안’ 찾기로

  • 입력 2004년 2월 27일 18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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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은 무선인터넷 기술표준 의무화 문제에 대해 양국 기업이 기술적인 대안을 찾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이번 회의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됐던 미국 쇠고기의 수입금지 해제 조치 문제는 정식 의제로 논의되지 않았다.

한국측 수석대표인 조태열(趙兌烈) 외교통상부 지역통상국장은 25일부터 이틀간 서울에서 열린 한미 통상현안 분기별 점검회의에서 “무선인터넷 기술표준과 관련해 양측이 ‘충돌 코스’로 갈 뻔했으나 원만한 해결책이 될 수 있는 모멘텀을 찾았다”고 27일 밝혔다.

그동안 미측은 한국에서 무선인터넷 기술표준으로 ‘위피(WIPI)’를 채택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강하게 반대해 표준 채택 문제가 이번 회의의 최대 쟁점사항으로 떠올랐다. 미측은 위피가 표준으로 채택되면 미 퀄컴사가 개발한 기술표준 ‘브루(BREW)’가 국내 시장에서 퇴출될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국장은 이어 “2.3GHz 휴대인터넷 기술표준 채택 문제도 잠재적으로 마찰 소지가 큰 부분”이라며 “미국은 표준을 시장의 선택에 맡기길 주장했으나 우리는 단일 표준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인에 대한 비자거부율이 외환위기 이후 급등해 비자면제협정 체결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미국측으로부터 지문채취와 인터뷰 등으로 1, 2개월 걸리던 비자 발급 기간을 2, 3주 안으로 줄이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는 답변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이번 회의에서 한국이 자동차 세제개편을 하지 않고 있다며 수입산 차에 관세가 붙기 전에 과세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한국측은 “지난해 7월 특별소비세를 개편하면서 수입차 세제를 3단계에서 2단계로 간소화하고 관세도 내렸다는 점 등을 들어 수용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번 협상에 참가한 미 무역통상담당 고위 관리도 이날 서울 용산구 남영동 미국 대사관 공보과에서 별도로 기자회견을 갖고 “위피와 브루의 상호 호환성을 지지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측은 미국에 수출이 되지 않는 오이 수박 참외 등 박과 작물과 파프리카가 수출될 수 있도록 요구했고 미측은 “상반기 중에 관련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차지완기자 cha@donga.com

김현진기자 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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