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업체 “메가브랜드 키워라”

  • 입력 2004년 2월 17일 19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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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 브랜드를 키워라.’

화장품업체들이 회사를 대표할 대형 브랜드 키우기에 골몰하고 있다. 군소 브랜드 여러 개를 내세워 시장점유율을 높이려던 그동안의 전략에서 크게 방향을 튼 것.

이는 브랜드 파워를 앞세운 외제 화장품이 지난해 한국 시장에서 크게 성장하면서 국내 업체들이 위기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회사가 경쟁력이 없는 작은 브랜드는 생산을 중단하고 ‘똘똘한’ 브랜드에 연구개발(R&D)을 집중하기로 했다.

㈜태평양의 서경배 사장은 최근 “연간 1억달러 이상 매출을 올리는 메가 브랜드를 10개 키워 세계 10대 화장품 회사로 성장시킬 것”을 임직원에게 주문했다.

지난 10년간 브랜드 키우기에 집중해온 태평양이지만 올해 특히 이런 주문을 한 것은 지난해부터 ‘브랜드 소비’가 늘고 있다는 판단 때문.

지난해 화장품 시장은 약 5조6000억원(소비자가격 기준)으로, 전년보다 4∼5%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외제 브랜드나 대형 국산 브랜드만 성장세를 유지했다. 외산 브랜드의 지난해 한국시장 점유율은 18%로 추정된다.

태평양 김형길 부장은 “이미 메가 브랜드로 성장한 ‘마몽드’ ‘아이오페’ ‘설화수’ ‘헤라’처럼 대형 브랜드를 많이 키워내는 게 과제”라고 설명했다.

LG생활건강 최석원 사장도 최근 기자 간담회에서 “총 20개인 화장품 브랜드 가운데 경쟁력이 없는 브랜드 4, 5개는 생산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LG생활건강은 ‘이자녹스’ ‘라끄베르’ ‘오휘’ ‘더후’ ‘헤르시나’ ‘캐시캣’ ‘보닌’ 등 7개 브랜드를 메가 브랜드로 키워낼 작정이다.

코리아나는 20대 초반을 타깃으로 한 브랜드 ‘엔시아’ 가운데 4개의 서브 브랜드를 없애고 1개만 남기기로 했다. 프리미엄 시장을 타깃으로 한 ‘오르시아’ ‘아스트라’는 생산을 중단하고 올가을에 새로운 브랜드를 내놓을 예정.

우리증권 김영진 애널리스트는 “외산 화장품은 ‘에스티로더’ ‘로레알’ ‘폴로’처럼 강력한 하나의 브랜드로 효율적인 마케팅을 편다”며 “국산 화장품도 너무 많은 브랜드를 구조조정해야 경쟁이 심해지는 국내외 시장에서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5년간 화장품 시장 규모 (단위:%)
구분2000년2001년2002년2003년(추정)2004년(추정)
민간소비 증가7.94.76.8-0.3∼0.32.9∼4.8
화장품 생산 증가10.99.89.8-2∼-32∼4
화장품 시장 성장21.818.711.1-4∼-53∼5
자료:화장품공업협회, 통계청, 삼성경제연구원, LG경제연구원, 태평양

하임숙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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