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정할인으로 단말기 산다? 과장 광고 조심

  • 입력 2004년 1월 5일 17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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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 이동통신업체들이 '약정할인 요금제'를 과장 광고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약정할인이란 18개월, 24개월 등 일정기간 동안 가입 해지를 하지 않기로 약속한 가입자 들에게 통신업체가 월 이용요금의 일정부분을 깎아주는 요금제. 번호이동제를 앞둔 작년 12월 LG텔레콤이 처음 도입한 뒤 KTF와 SK텔레콤도 유사한 요금제를 마련, 시행하고 있다.

이동통신 3사는 이 요금제에 가입하면 새 단말기 값만큼 요금이 할인 되는 것처럼 광고하고 있다. KTF는 '40만원 할인'을 내세우며 이 값에 해당하는 단말기를 새로 살 수 있다는 메시지의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SK텔레콤도 '40만원 할인', LG텔레콤은 '최고 40% 할인'으로 가입자를 유혹 중.

그러나 이 요금제로 단말기 구입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 약정할인제 광고에서 내세우는 '40% 할인'은 월 7만원 이상 분의 요금에만 적용되는 '구간별 할인율'이며, 가장 많은 가입자들이 내는 월 3만~4만원대 요금에 대한 총 할인율은 5% 밖에 안 된다. 또 40만원 할인을 받기 위해서는 월 8만여 원씩, 24개월간 190여만 원을 내야하기 때문에 실제로 이 요금제로 단말기를 살 수 있는 가입자는 법인이나 극소수 개인뿐이라는 것이다. 업체들은 요금대별 가입자 분포를 대외비(對外秘)라며 공개하지 않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부분 개인은 새 단말기가 탐이 나서 일단 약정할인 요금제로 번호이동이나 신규 가입한 뒤, 단말기 할부금을 채우기 위해 억지로 통화를 많이 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간에 가입을 해지하거나 요금제를 포기할 경우 그동안 할인 받은 금액을 전액 또는 상당 부분 환불해야 하기 때문에 약정할인에서 벗어나기도 쉽지 않다.

정보통신부 통신이용제도과 김치동 과장은 "약정할인은 통화량이 많은 가입자의 부담을 일부 줄여주기 위한 요금제일 뿐, 단말기 구입 보조금이 아니다"라며 과장광고에 대한 소비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한편 번호이동제 도입 5일째인 5일 오후 4시 현재까지 SK텔레콤 가입자 4만1902명이 사업자를 바꾸었으며, 이중 2만2317명은 LG텔레콤으로, 1만9585명은 KTF로 옮겼다.

나성엽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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