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성장률 엇갈린 전망…외국 "5~6%" 국내 "4%대"

  • 입력 2003년 11월 27일 17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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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투자자들은 ‘한국경제가 내년부터 5∼6%대 성장을 할 것’으로 낙관하는 반면 국내 전문가들은 ‘4%대에 머물 것’이라고 비교적 비관적인 전망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 투자자들은 한국경제의 기초체력(펀더멘털)이 튼튼한데다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 점을 낙관론의 근거로 꼽았다.

하지만 국내 전문가들은 정치 불안과 가계부문 신용위험이 해소되지 않고 있어 경기회복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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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다르게 보나=해외 투자회사들은 ‘수치’를 신뢰하는데 비해 국내 연구소들은 심리적이고 경제 외적인 요인을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만브러더스의 이코노미스트인 로버트 수바라만은 “전통적인 한국경제 사이클로 보면 수출이 호조를 보인 뒤 6개월 이후 내수도 회복됐다”면서 “산업공동화나 신용불안에도 불구하고 한국경제의 기초체력은 아직까지 좋은 상황”이라며 낙관적 전망의 이유를 밝혔다.

이에 대해 삼성경제연구소 정문건(丁文建) 전무는 “외환위기나 정보기술(IT)버블 등 과거의 경제위기 때는 각각 정부와 가계가 견실한 경제주체로 남아있었다”면서 “최근의 ‘신용거품’이 깨진 뒤에는 기업 가계 정부가 모두 취약한 상태여서 과거의 경기회복 패턴에 의존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한은 조사총괄팀 장민(張珉) 과장은 “국내 연구소들은 주로 현재 국내 시장의 여건 가운데 정치상황 등 ‘심리적 지표’를 더 많이 반영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해외 전망치가 최근에 나온 반면 국내 연구소들의 전망치들이 주로 9월에 나온 것이어서 10월 이후의 수출호조를 반영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국내외의 엇갈린 전망=9월 이후 외국 투자기관들은 대부분 내년 한국경제가 세계경제의 상승에 힘입어 5∼6%대의 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계 투자은행인 리만브러더스는 6.5%로 가장 높은 전망치를 내놓았으며 골드만삭스(6.0%) 살로먼스미스바니(5.5%) 도이체방크(5.0%) 등은 한국이 올해 2∼3%대의 저성장에서 고성장으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한국 정부에 자료를 의존하는 국제기구의 전망치는 4.8%와 4.75%로 비교적 낮았다.

반면 한국개발연구원(4.8%) 현대경제연구소(4.5%) 한국경제연구원(4.4%) 삼성경제연구소(4.3%) 등 국내 주요 연구소들은 4%대 성장을 예견했다. 금융연구원(5.8%)과 LG경제연구원(5.1%)만 5%대를 예상했다. 리만브러더스와 삼성경제연구소의 전망치 차는 2.2%포인트에 달한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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