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유형자산 첫 감소…투자부진등으로 작년 1.7% 줄어

  • 입력 2003년 10월 27일 18시 18분


설비투자 부진, 공장 해외이전 등으로 지난해 국내 제조업의 유형자산 합계가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67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또 제조업체의 매출이 늘어도 종업원 수는 늘지 않는 ‘고용 없는 성장’이 도래하면서 실업난이 갈수록 심화할 전망이다.

특히 대기업들은 노사관계, 인건비 부담 등을 고려해 경기가 좋았던 지난해에도 오히려 직원 수를 줄인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청이 27일 발표한 ‘2002년 광업·제조업 통계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종업원 5인 이상 사업체가 갖고 있는 유형자산은 모두 263조2210억원 규모로 전년도의 267조8210억원에 비해 1.7% 줄었다. 2001년에도 2000년에 비해 0.9% 증가에 그쳤다.

비교적 경기가 좋았던 지난해 공장과 생산설비 등을 포함한 유형자산이 감소한 것은 감가상각에 따른 신규 투자도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공장 자체를 중국 등 해외로 이전한 것도 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유형자산 증감을 산업별로 보면 화합물 및 화학제품이 10.0% 줄어 감소폭이 가장 컸다. 그 다음이 △의복 및 모피제품 ―9.4% △전기기계 및 변환장치 ―8.4% △코크스 및 석유정제품 ―7.0%의 순이었다.

한편 종업원 5인 이상의 사업체는 11만1151개로 전년에 비해 4.3% 늘었다. 출하액은 총 634조원으로 8.4% 증가했다.

총 종사자 수는 모두 271만3000명으로 2001년에 비해 1.8%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 가운데 종업원 300명 이상 대규모 사업체의 총 출하액은 4.8% 증가한 반면 직원 수는 오히려 3.2% 줄었다.

포스코(옛 포항제철)의 지난해 매출액은 11조729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6.0% 늘었다. 하지만 총 직원 수는 1만9169명으로 전년 말에 비해 26명 줄었다. 지난해 269명의 신규 사원을 채용했으나 퇴직자 수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의 지난해 매출은 26조3369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17.0% 증가했으며 순이익도 1조4000억원이나 됐다. 하지만 종업원 수는 4만9855명으로 전년에 비해 2.1% 증가하는 데 그쳤다.

김광현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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