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FTA 급물살…부품-소재 불리, 철강-농업 유리

  • 입력 2003년 10월 20일 17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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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20일 태국 방콕에서 가진 양국 정상회담에서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협상을 연내 시작키로 합의함에 따라 한일 FTA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한일 FTA는 모든 분야에서 시장개방과 자유화를 통해 두 나라를 거대 단일 시장으로 묶을 전망이다.

한국 정부는 FTA체결로 자동차 전자 기계 등 공산품 분야에서는 한국이 피해를 보겠지만 장기적으로 국내총생산(GDP) 증가와 무역흑자 확대가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체적으로는 ‘얻는 것’이 ‘잃는 것’보다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 확대, 산업구조조정 효과=양국은 8차례에 걸친 산관학(産官學) 공동연구를 통해 △특정 분야의 예외를 두지 않는 자유화 △조기 관세 철폐 △동아시아 경제통합 등을 기본 원칙으로 정했다.

이 같은 전면적인 자유화를 통해 한국은 중장기적으로 연간 30억∼408억달러의 무역 흑자 요인이 발생할 것으로 분석됐다.

안호영(安豪榮) 외교통상부 다자통상국장은 “한일 FTA는 개방을 통한 경쟁, 이를 통한 효율성 제고와 산업 구조조정의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FTA 발효 초기 일부 산업의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은 섬유 철강 등 일부를 제외하면 거의 모든 공산품의 경쟁력이 일본에 뒤지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쟁력이 뛰어난 부품·소재 분야도 고민거리. 관세 철폐로 한국의 부품·소재 산업 위축과 대일(對日) 무역적자 확대가 우려되지만 완성품 경쟁력을 높이려면 이 분야의 개방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때문에 한일 FTA 협상의 초점은 ‘어떤 품목에 대해 언제부터 관세를 없앨지’를 정하는 양허안 협상에 맞춰져 있다.

김창연(金昌年) 외교통상부 다자통상협력과 외무관은 “민감한 품목에 대해서는 관세 철폐기한을 늦추는 등 피해를 줄이고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연간 4억달러의 대일 무역 흑자를 보이는 농업 부문은 한국이 유리할 전망이다.

조재호(曺載昊) 농림부 통상협력과장은 “한일 FTA로 밤 토마토 김치 등 10개 품목에서 연간 5800만달러의 수출 확대 효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동아시아 FTA 동참 계기=안 국장은 “한일 FTA 협상은 한국이 아시아 FTA 무대에 적극 나서는 계기”라고 평가했다.

미국은 최근 남북 아메리카 대륙을 아우르는 전미(全美)자유무역지대(FTAA) 형성에 주력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회원국이 15개국에서 내년 25개국으로 늘어나는 것을 계기로 거대한 경제공동체를 이룰 전망이다.

김창규(金昌圭) 산업자원부 국제협력기획단장은 “한일 FTA는 미국 EU에 맞서 동아시아자유무역지대(EFTA)를 이루는 기반”이라며 “한국이 동아시아 경제에서 외톨이가 되지 않으려면 한일 FTA, 한중일 FTA, EFTA 등을 적극 이용해야한다”고 밝혔다.


한일 FTA 체결에 따른 한국 경제 영향
구분단기중장기
한국측 분석(KIEP)일본측 분석(IDE)한국측 분석(KIEP)일본측 분석(IDE)
GDP(%포인트)―0.070.06 2.88 8.67
대일 무역수지(억달러)―60.9―39.0―4.4―25.0
전체 무역수지―15.4―3.030.1 408.0
자료:한국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일본 아시아경제연구소(IDE)

이은우기자 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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