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공동성명 주목…'플라자 합의' 효과 재연?

  • 입력 2003년 9월 22일 17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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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하락(원화가치 강세)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 엔-달러 환율 하락(엔화강세)은 ‘환율의 유연성을 지지한다’는 선진7개국(G7) 재무장관간 합의에서 비롯되었다.

강대국의 정치적 합의에 따라 환율 변동이 일어난 대표적 사례는 1985년 9월 22일 플라자 합의.

미국 뉴욕 플라자호텔에서 미국 일본 독일 등 선진3개국(G3) 재무장관이 모여 당시 미국의 무역적자 원인을 환율에서 찾았다. 달러화에 대비해 독일의 마르크화와 일본의 엔화가 약세이기 때문에 이들 국가가 수출경쟁력을 갖게 되어 미국의 무역적자가 심해졌다는 데 인식을 같이한 것. 이후 독일과 일본 외환당국이 마르크화와 엔화를 외환시장에서 사들임에 따라 마르크-달러, 엔-달러 환율은 급격히 하락(마르크화 및 엔화가치 강세)했다.

85년 플라자 합의가 이뤄지기 직전 주말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240엔. 합의 다음날인 85년 9월 23일 달러당 엔화 환율은 231.9엔으로 떨어지고 24일에는 229.8엔으로 더 하락했다. 엔화 하락은 이후 10년간 계속되어 95년 4월에 달러당 80엔 선까지 떨어졌다.

이 때문에 이번 G7 재무장관의 ‘유연한 환율’ 공동성명이 플라자 합의와 같은 효과를 낳을 것인지 외환시장은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플라자 합의 때와 다른 것은 다수 국가들이 무역불균형의 원인을 환율에서 찾지 않고 있다는 것. 엔-달러 환율은 95년 80엔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일본의 대미 무역흑자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한국은행 국제국 조문기(趙文基) 부국장은 “G7 국가들의 공동성명이 (일본이나 중국 등) 특정 국가를 지목하거나 (완전 변동환율제 등) 특정한 환율시스템을 지지하지 않았기 때문에 엔화강세가 이루어지더라도 당시 수준과 같지는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김용기기자 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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