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 당진공장 매각…美하니웰에 나일론필름 320억에 팔아

  • 입력 2003년 4월 29일 17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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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이 고합 당진 나일론필름공장 2개 라인 모두를 하니웰코리아에 매각했다고 29일 밝혔다.

코오롱은 이날 “하니웰코리아와 28일 오후 본계약을 했다”며 “매각 대금은 320억원가량”이라고 설명했다. 하니웰은 나일론필름 분야 세계 5위로 미국에서 연간 1만2000t의 필름을 생산해 유럽에 수출해 왔으나 아시아 진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로써 지난해 8월 이후 코오롱과 효성간의 감정싸움으로 번졌던 당진공장 생산라인 매각건은 일단 종지부를 찍었다. 이번에 매각된 당진 공장은 햇반 등 식품 및 음료 포장재로 쓰이는 나일론필름을 생산하는 공장. 2개 라인에 연간 7000t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효성은 매각금지 가처분 신청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이번 계약을 무효화하겠다는 입장이어서 후유증은 쉽게 치유되지 않을 전망이다.

코오롱과 효성 등 7개사는 지난해 8월 고합 공장 매각 입찰에 참여, 310억원에 응찰한 코오롱이 본계약을 했다. 그러나 공정위는 코오롱이 당진공장을 인수할 경우 독점(시장점유율 72%)이 우려된다는 효성의 이의신청을 받아들여 지난해 12월 ‘1개 라인을 제3자에게 매각하라’는 시정명령을 내렸다. 공정위는 당시 ‘제3자는 효성을 지칭하는 것’이라고 구두통보했다.

문제는 당진공장 생산라인 2개 중 하나를 철거해 다른 곳에 설치하라는 공정위 명령의 현실성. 필름 생산설비는 라인분리비용이 공장 가격의 절반이 넘는 150억∼200억원에 이른다. 이 때문에 코오롱은 올 초 서울고등법원에 공정위 명령에 대한 취소소송과 집행정지신청을 내 승소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효성은 “코오롱이 상도의를 저버렸다”며 강력히 반발해 왔다.

업계 관계자는 “공정거래위원회의 탁상행정이 이런 결과를 낳았다”며 “국내 화섬업계 모두가 패배자”라고 비판했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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