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행복한 세상]IT어디로 가나/'그리드' 신세계가 열린다

  • 입력 2003년 4월 21일 16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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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넘어 그리드(Grid)의 바다로.’

문자나 동영상 정보는 물론 컴퓨터, 데이터베이스(DB) 등 하드웨어와 네트워크 인프라까지 나눠 쓰는 ‘정보기술(IT)자원 공유’ 시대가 열리고 있다. 2000년대 등장한 ‘그리드’ 기술은 한정된 IT자원을 효과적으로 공유할 수 있게 만드는 차세대 IT인프라. 미국, 유럽 등의 IT선진국은 그리드 인프라를 구축해 포스트(Post) 인터넷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왜 그리드인가〓그리드 기술이란 개인이나 기관에 흩어져 있는 컴퓨터와 DB 등을 격자(Grid)처럼 엮어 공유하는 개념. 그리드 인프라는 고성능컴퓨터, DB 등 여러 곳에 흩어져 있는 하드웨어를 초고속 네트워크로 연결하고 사용자가 검색한 하드웨어를 제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그리드 인프라를 이용하면 연구 등에 필요한 컴퓨터, DB 등 하드웨어 자원을 검색해 필요한 작업을 처리할 수 있다. 또 IT자원의 중복 투자를 막고 방대한 자원이 필요한 대규모 연구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IT자원의 불균형 때문에 일어나는 지역이나 국가간 정보 격차를 줄일 수 있는 것도 장점.

▽그리드 인프라 응용분야〓생명공학(BT), 나노기술(NT), 환경기술(ET) 등 방대한 연구장비가 필요한 분야에 그리드 인프라가 쓰인다. 특히 유전자 분석, 신약 개발 등 대규모 연구시설과 장비가 필요한 생명과학 분야에서 그리드 인프라는 필수적이다.

기업들이 최대 접속량을 고려해 무리하게 서버를 구입하지 않아도 된다. 서버를 사용하다가 접속량이 폭주하면 다른 기관의 남는 서버 용량으로 보완할 수 있기 때문.

비행기나 자동차 등을 개발하는 기간이나 비용도 크게 줄일 수 있다. 미국 표준기술연구소(NIST)는 그리드 기술을 이용한 가상 실험장비를 이용하면 매년 20억달러 이상의 경제적 효과가 있다는 분석 결과를 내놨다.

▽그리드 사업 어디까지 왔나〓미국, 유럽 등에서는 생명과학, 지진 시뮬레이션, 항공기 설계 등의 분야에서 그리드 인프라를 활용하고 있다.

한국은 지난해부터 그리드 인프라 구축에 뛰어들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을 주축으로 2006년까지 350억원을 들여 국가 그리드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지난해 국내 연구망을 통합하는 작업을 시작했고 기상분석에 그리드 인프라를 활용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올해부터 2006년까지는 국내 20개 기관을 연결한 가상 슈퍼컴퓨팅센터를 구축해 국내 연구 컴퓨팅 능력을 최대 10배까지 늘릴 계획이다.

247개 국내 연구기관 등이 참여한 그리드포럼 코리아도 발족돼 그리드 인프라 개발에 나서고 있다.

KISTI 그리드연구실장 박형우 박사는 “그리드 기술은 분산컴퓨팅, 병렬 컴퓨팅, 자동화 컴퓨팅 등 3가지 개념을 모두 합한 차세대 기술”이라며 “생명과학 등 첨단 분야의 연구개발 능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박 용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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