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 정대근회장 "농산물 유통개선 1조원투입"

  • 입력 2003년 4월 3일 18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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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농산물 생산자 단체’인 농협중앙회 정대근(鄭大根·59·사진) 회장은 요즘 고민이 많다.

세계무역기구(WTO) 도하개발어젠다(DDA) 농업협상은 큰 폭의 시장개방을 예고하고 있다. 농협 업무의 한 축인 금융업은 여건이 좋지 않다. 전국 1360곳 지역조합에서는 조합장 선거를 둘러싼 잡음이 적지 않다.

“농업을 경제 문제뿐만 아니라 사회복지 환경 차원에서도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정 회장은 “국민 다수가 고향의 농민과 관계를 맺고 있다”며 농업이 갖는 의미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 단순한 식량안보 논리는 아니다. 농업의 빠른 위축은 농민 복지비용의 급증과 사회 불안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

그는 농가 소득을 보전하기 위해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을 추진 중이다. 앞으로 5년간 공동판매, 직거래, 보관시설 확충 등 생산지 유통 활성화에 1조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하나로클럽 등 대도시 유통시설도 현재 90곳에서 2007년까지 216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또 2005년까지 3000억원의 기금을 마련해 ‘농촌문화복지재단’을 설립한다.

정 회장은 조합장 선거와 관련, “보궐선거 당선자의 임기를 전임자의 잔여임기로 바꾸고 1360곳 조합장 선거를 같은 날 함께 실시하는 방안을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효율적 자금운용은 농협의 오랜 과제. 그는 프랑스 크레디 아그리콜과 합작으로 3월 28일 설립한 ‘농협CA투자신탁운용’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는 30여년간 단감과 벼를 재배해 온 ‘농민 출신’. 31세 때부터 23년간 경남 삼랑진농협 조합장을 맡아오다 1998년 농협중앙회 회장에 선출됐다. 회장 취임 후 동생에게 농사를 맡겼지만 주말에는 시골을 찾아 농사일을 돕는다.정 회장은 “농민은 소수 정예로 바뀌고 시장은 저가(低價) 수입품과 고급 국내 농산물로 나눠질 것”이라며 “한국 농업의 전망이 어둡지만은 않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은우기자 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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