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이익 살피면 좋은 低평가株 보여요"

  • 입력 2003년 2월 3일 18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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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에서는 주가수익비율(PER)이 낮은 주식을 저퍼(低PER)주라고 부른다.

PER란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수치. 증시에서는 이 수치가 낮을수록, 즉 이익에 비해 주가가 낮을수록 저평가 종목으로 본다.

저퍼주를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대한 논쟁은 오래 전부터 있었다. 그러나 저퍼주도 저퍼주 나름. PER가 낮은 이유를 잘 살피고 기업 기반을 꼼꼼히 점검해야 저퍼주가 좋은 장기투자 대상이 될 수 있다.

▽저퍼주와 고퍼주〓PER가 높은 주식, 즉 고퍼(高PER)주와 저퍼주 가운데 뭘 먼저 고르겠느냐고 물어보면 상식적으로는 저퍼주를 선택한다. 품질은 똑같은데 가격이 다르다면 당연히 싼 물건을 먼저 고르듯, 이익은 똑같은데 주가가 다르다면 투자자는 당연히 주가가 낮은 종목을 골라야 한다.

그러나 실제 증시에서 저퍼주는 별로 인기를 끌지 못했다. “주가가 싸면 그만한 이유가 있는 거 아니냐”는 주장이 적지 않았던 탓. 그러나 저퍼주이건 고퍼주이건 “그 주식은 원래 그래”라고 싸잡아 생각해서는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좋은 저퍼주 고르기〓PER는 기업 이익과 주가를 비교한 수치. 따라서 이 수치를 투자에 활용하려면 기업 이익에 대해 자세히 알아야 한다.

어떤 종목의 PER가 낮다면 주가가 너무 낮거나, 아니면 이익이 너무 많거나 둘 중 하나다. 만약 이익이 너무 많은 경우라면 이익의 성격을 살펴야 한다.

공장터를 팔아 큰돈을 마련했다거나, 회사가 주식을 갖고 있는데 갑자기 주가가 엄청 올랐다거나 하는 식으로 이익이 한 해 반짝하고 말 성격이라면 큰 점수를 주지 못한다.

이익을 많이 냈지만 그 돈으로 대부분 이자를 갚아야 하는 등 재무구조가 나쁜 기업도 좋지 않다. 이익을 내는 족족 대주주가 이를 뒤로 빼돌리는 회사도 당연히 투자 대상에서 제외한다.

이익의 성격을 확인한 다음에는 그 기업이 투자자에게 신뢰를 주는 기업인지 살펴야 한다. 저평가 상태가 해소되기까지는 긴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투자자는 주식을 산 뒤 오래 기다려도 괜찮은 회사인지를 살피는 게 중요하다.

배당으로 주주와 이익을 나누는지, 강력한 브랜드로 안정적인 실적을 냈는지 등을 살펴야 한다.

동원투신운용 이채원 본부장은 “조건을 갖춘 저퍼주는 길게 잡아 3년이면 저평가 상태가 대부분 해소된다”며 “기반이 튼튼한 기업 가운데 PER가 낮은 종목을 골라 오래 기다리는 것이 좋은 투자 전략”이라고 말했다.

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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