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드피플]'러브米' 페스티벌 기획 오리콤 황덕신 PD

  • 입력 2003년 2월 3일 17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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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콤 프로모션본부의 황덕신 PD는 딱딱한 정부 주도 캠페인에 재미와 이벤트를 곁들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미경기자
오리콤 프로모션본부의 황덕신 PD는 딱딱한 정부 주도 캠페인에 재미와 이벤트를 곁들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미경기자
“한국 문화에서 ‘밥 먹었느냐’는 말은 단순히 ‘한 끼를 해결했느냐’는 의미가 아니죠. ‘잘 있었느냐’는 안부를 함축적으로 포함한 인사말인 경우가 많습니다.”

쌀 소비 촉진 캠페인 ‘러브미(米) 페스티벌’을 펼치고 있는 광고대행사 오리콤 프로모션 본부의 황덕신(黃悳新·33) PD는 “무뚝뚝한 한국 사람들에게서 관심과 애정의 표현으로 쓰이는 ‘밥’의 의미를 캠페인에 담으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9월 시작된 ‘러브미 페스티벌’은 농림부와 농협이 공동 주관하는 공공 캠페인. ‘정부 주도 캠페인은 재미없다’는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해 김남일 김태영 등 유명 축구선수들을 광고 모델로 기용했다. 두 선수가 입가에 밥풀을 묻힌 채 ‘밥 먹었니’라고 묻는 1편에 이어 훈련 후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돌아온 두 선수에게 아내와 여자친구가 ‘밥은 먹었느냐’고 묻는 2편이 현재 방송 전파를 타고 있다.

통합마케팅(IMC) 전략을 펼치고 있는 ‘러브미 페스티벌’은 매체 광고뿐만 아니라 수해지역 귀성객을 태워 나르는 ‘러브미 귀성버스’, 외식·유통업체들과 함께 할인행사를 벌이는 ‘러브미 3535’, 대학생들의 쌀 소비 아이디어를 받는 ‘대학 러브미 페스티벌’ 등 다양한 이벤트도 병행하고 있다.

‘러브미 페스티벌’은 황 PD가 ‘제도권’에 입성한 뒤 처음 기획한 작품. 그는 지난해 4월 오리콤에 입사하기 전까지 오랫동안 ‘언더그라운드’ 캠페인 기획자로 활동했다. ‘문화 게릴라’로 활동했던 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캠페인으로 2000년 4월 서울시와 공동 기획한 시민참여 축제인 ‘서울 시민의 날’ 행사가 있다.

‘독립군’으로 활동하던 전력을 접고 대형 광고대행사로 들어온 이유를 묻자 그는 “단순한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장기 전략형 ‘캠페인’으로서 마케팅에 접근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황 PD는 “유명인들이 입가에 우유를 묻힌 채 활짝 웃는 미국 낙농협회의 ‘갓 밀크(Got Milk?)’ 캠페인은 시작한 지 벌써 10년이 넘었다”면서 “‘러브미 페스티벌’도 이런 장수 캠페인이 됐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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