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은 기다림의 열매" 롯데칠성-태평양 9배 급등

  • 입력 2003년 1월 19일 19시 20분


‘주가 급등은 어느 날 갑자기 도적처럼 찾아온다.’

급등주를 잡아 두 배, 세 배의 이익을 내는 것은 모든 투자자의 꿈이다. 그래서 많은 투자자들이 주가 급등 신호를 알기 위해 루머에 매달리고 차트를 뒤적인다. 그러나 “내일부터 이 종목 주가는 급등합니다”라고 알려주는 시스템은 이 세상 어느 곳에도 없다.

실제 증시 역사를 살펴보면 주가 급등은 어느 날 갑자기 느닷없이 다가오는 일이 많다. 그리고 급등의 과실은 이리저리 떠돌던 단타투자자의 몫이 아니라 기업을 믿고 오래 기다린 장기투자자의 몫이었다.

▽느닷없이 찾아오는 급등〓급등주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투기심리에 의해 만들어지는 작전주가 있고 저평가 상태인 주가가 갑자기 기업가치에 수렴하면서 생기는 ‘실적 급등주’가 있다.

이 가운데 실적 급등주의 주가 오름세는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때에 시작되는 일이 많다.

롯데칠성은 1990년대만 해도 5년 넘게 주가가 10만원대에 머무르던 대표적인 ‘장기 저평가 종목’이었다. 그러나 한국 증시의 정보기술(IT) 거품이 완전히 꺼진 2000년 6월 유명한 ‘롯데칠성 랠리’가 시작됐다. 10만원이었던 주가가 2년 만에 89만원으로 오른 것.

2001년을 화려하게 수놓았던 태평양도 마찬가지. 역시 오랫동안 2만원 선에서 맴돌던 이 종목은 아무 호재가 없던 2001년 초 갑자기 랠리를 시작해 이듬해 초 18만원을 뚫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이 태평양에 대해 매수 추천을 한 것은 주가가 한참 오르고 난 그 해 7월 이후였다.

▽급격한 주가 상승〓실적 급등주의 주가 상승이 갑자기 시작되는 이유가 뭘까. 대부분 이런 종목은 막대한 자산과 탄탄한 영업력을 갖고 있다. 그러나 거래량이 적다거나, 업종이 사양산업이라거나, 모멘텀(주가 상승의 계기)이 없다는 등의 이유로 투자자에게 외면 받는 일이 많다.

이런 종목은 투자자의 주목을 한 번만 받으면 주가가 급등한다. 주가가 오르면서 거래량도 급격히 늘어난다.

투자자의 관심이 모일수록 그 회사의 숨어있는 장점이 속속 드러난다. 숨어 있던 모멘텀이 한꺼번에 쏟아지므로 재료도 풍성해진다. 장사를 잘 해 현금만 수천억원이 있다더라, 역시 브랜드 가치가 최고라더라, 아직도 주가수익률(PER)이 3밖에 안될 정도로 싸더라 등등.

대학투자저널 최준철 발행인은 “자산과 브랜드 가치가 높은 저평가 우량주일수록 갑자기 주가가 오르는 급등 현상이 자주 나타난다”며 “주가가 기업가치에 수렴할 것을 믿고 기다린 장기투자자에게 이 급등의 혜택이 자주 돌아간다”고 말했다.

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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