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보고서 뜯어보기]누적실적 분기별로 나눠 분석을

  • 입력 2002년 11월 17일 17시 36분


증권 투자자들이 평소 관심있는 기업을 차분히 뜯어볼 때가 왔다.

12월 결산 상장 및 등록 법인들은 3·4분기 보고서를 15일까지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다. 이 보고서는 증권거래소와 코스닥증권시장 홈페이지의 공시란에 올라와 있으며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http://dart.fss.or.kr/)에서 한꺼번에 볼 수도 있다.

분기 보고서는 경영실적 신고서일 뿐만 아니라 각 기업의 이력서이자 종합건강진단서이기도 하다. 하지만 ‘수박 겉핥기’식으로 읽어서는 해당 기업의 문제점이나 영업전망을 파악하기 어렵다.기업회계 관련 서적을 뒤적여가며 전자계산기도 두드려보고 각종 수치도 비교해봐야 남는 게 있다.

▽경영실적 분석 요령〓분기 보고서의 하이라이트는 대차대조표 손익계산서 등 재무제표. 기본적인 이익 지표는 본보의 ‘실적 표’(B13면)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보유 및 관심 종목에 대해서는 보고서 원문을 펼치고 다음과 같은 요령으로 분석해보는 것이 좋다.

먼저 누적치(3개 분기 수치를 합한 수치)로 돼있는 매출액 영업이익 순이익 등 이익 지표를 이전 분기 보고서를 참고해 분기별 수치로 환산한다.

둘째, 각 이익지표의 규모와 증가율을 분기별로 살펴보면서 성장성을 가늠해본다.

셋째, 매출액(대비)영업이익률, 매출액경상이익률, 매출액순이익률 등 수익성 지표를 계산해본다.

넷째, 성장성의 일차적인 잣대인 매출액을 부채 또는 총자산과 비교해본다.

현대증권 오성진 수석연구원은 “매출이 많이 늘었어도 부채나 총자산까지 덩달아 늘어났다면 뭔가 이상이 있는 것”이라며 “어디서 영업 및 자금 흐름이 꼬여 있는지를 알려면 재고자산 매출채권 투자유가증권 등 항목을 분석해봐야 한다”고 말했다.특히 정보기술(IT) 불황 장기화로 흑자도산 우려가 있는 코스닥 업체들의 경우 매출채권 단기차입금 투자유가증권 등의 규모와 내용을 부속명세서를 통해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실적 이외의 점검 사항〓스스로 ‘묻지마 투자자’라고 생각하는 투자자는 보고서의 ‘회사 개황’과 ‘사업 내용’ 항목을 찬찬히 읽어봐야 한다. 살 때는 아무 생각없이 샀더라도 알고 보유해야 마음이 편하고 알고 팔아야 손해를 줄일 수 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회사 개황’의 ‘자본금 변동사항’에서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현황을 살펴보는 게 좋다. 이들 주식 관련 사채는 나중에 주식으로 둔갑해 주가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사업 내용’에서는 관련 산업의 최근 동향과 사업환경을 기업들의 생생한 육성으로 들을 수 있다. 시장점유율 추이를 살피는 것도 잊지 말자. 다만 당사자들의 얘기인 만큼 에누리해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아울러 지배구조, 임직원 현황, 이해 관계자와의 거래 부분도 짚어볼 필요가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코스닥 기업에서 나타나는 대주주 변경, 대주주 지분의 대폭 축소, 중요한 임원의 퇴직 또는 경질 등은 대개 경영 분란이나 모럴 해저드를 암시하며 이는 대체로 경쟁력 약화로 연결된다”고 지적한다.

분기 보고서 점검 사항
목차점검 사항
Ⅰ.회사의 개황-③항 ‘자본금 변동사항’에서 CB나 BW 발행 현황-⑥항 ‘배당에 관한 사항’에서 최근 배당 성향
Ⅱ.사업의 내용 -최근 관련 산업 및 업계 동향-시장점유율 추이
Ⅲ.재무에 관한 사항 &Ⅳ.부속명세서-각 이익지표 분기별 수치로 환산-매출과 부채 또는 총자산 비교-재고자산, 매출채권, 투자유가증권, 단기차입금 등의 규모와 내용 확인
Ⅴ.지배구조&Ⅶ.임직원 관련사항-대주주 변경 또는 대주주 지분의 축소 여부-중요한 임원의 경질 또는 퇴직 여부

이철용기자 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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