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인사담당자들 "서울대 출신 헤엄안치고 해설만…"

  • 입력 2002년 9월 13일 18시 20분


“서울대 출신은 물 안에서 함께 헤엄치지 않고 밖에서 해설만 하려 한다.”

13일 서울대 근대법학교육 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기업이 원하는 인재 능력’이란 심포지엄에서 기업 인사담당자들은 “서울대생은 다양한 사회적 경험과 적극성이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서울대 교수학습개발센터가 주최한 이날 심포지엄에는 1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소강당에 학생 200여명이 모여 취업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

외국계 컨설팅사 ‘아서 D 리틀’의 김범석(金範錫) 매니저는 “지난 4년간 공채를 통해서는 서울대 출신을 1명도 뽑지 않았다”며 “서울대 출신 직원 비율도 2년 전 43%에서 올해 27%로 줄었다”고 밝혔다.

그는 회사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서울대와 고려대 연세대 출신 직원들을 비교한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하면서 “서울대 출신은 새것을 배우려는 의지와 자기 확신은 매우 높지만 팀워크와 고객 지향적인 마인드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신입사원 오리엔테이션을 할 때 다른 대학 출신들은 앞쪽에 몰려 앉지만 서울대 출신은 뒤쪽에 주로 앉는다”며 “이력서에도 고려대 연세대 출신은 다양한 경험이 보이지만 서울대 출신은 성적과 학점 위주의 심심한 내용뿐”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서울대생은 커리큘럼 이외의 다양한 활동과 리더십을 키워 ‘야생’에서 살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고 충고했다.

벤처기업 휴맥스의 인사를 담당해온 임성원(林盛元) 현덕경영연구소 소장은 “포항공대나 과학기술대 출신은 자신들이 ‘일류’라는 환상을 갖고 있지 않아 업무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실적으로 승부하지만 서울대 출신은 기대 수준이 너무 높다”고 말했다.

임 소장은 또 “서울대 출신은 승부근성이 부족하다”며 “어느 자리든 평생을 보장받는 시대가 지나가고 있는데도 서울대생은 고시를 보거나, 사회로 쉽게 진출하지 못하는 ‘모라토리엄 증후군’을 보인다”고 쓴소리를 했다. 그는 “서울대생은 지식 등 기술적 리더십은 뛰어나지만 인간과 사회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경영적 리더십은 부족하다”며 “경쟁력의 원천은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점을 명심해 적극적으로 조직 활동에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동용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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