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채권30% 주식지급 결정…시중銀 "수용불가" 반발

  • 입력 2001년 10월 29일 19시 01분


하이닉스반도체의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의 부채탕감 및 출자전환 방안에 시중은행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신한 한미 하나 등 시중은행은 최악의 경우 대출채권 70%를 탕감해주면 나머지 30%는 현금으로 받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30%를 하이닉스 주식으로 받는다는 것에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외환은행은 29일 전체 채권금융기관에 ‘출자전환 4조원, 신규자금지원 1조원’을 내용으로 한 경영정상화 방안을 보냈다.

이 방안대로라면 신규지원 금액은 1조원에서 6000억∼7000억원으로 줄어들지만 부족분은 출자전환으로 인한 이자 감면과 추가 자구노력 등으로 충당할 예정이다.

하이닉스는 영국 웨일스 와 중국 다롄공장, 반도체설비 매각 및 전략적 투자유치 등을 통해 내년에 1조7300억원을 조달하겠다는 수정 자구안을 제시했다.

▽시중은행의 이유있는 반발〓외환은행의 정상화 방안은 시중은행과 한마디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됐다. 은행들은 그동안 3조원을 출자전환하고 남는 채권에 대해 ‘일부 탕감 및 일부 현금상환’을 요구해왔다. 즉 신규지원에 반대하는 은행은 남는 채권을 시가로 팔아 정리하고 한빛 조흥 외환 산업 등 4개 은행을 주축으로 신규자금 1조원을 지원하는 방식.

그러나 총채권액의 70%를 탕감하고 나머지 30%를 주식으로 받아가라고 하자 ‘절대로 동의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또한 구조조정촉진법에서 보장된 매수청구권도 하이닉스가 현금이 없기 때문에 대금을 5년만기 무이자 회사채로 지급하는 방안은 사실상 매수청구권을 원천 봉쇄한 것이어서 수용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편 산업은행의 신규지원 몫으로 배정된 1662억원을 한빛 외환은행이 50%씩 떠안는 것에 대해서도 한빛은행이 ‘사전협의가 전혀 없었다’며 반발하고 있다.

▽다급해진 외환은행〓외국금융기관은 하이닉스가 HSA(하이닉스 미국현지법인)에 대한 구매이행보증(약 1조4000억원) 약정을 지키지 못함에 따라 11월8일 회의를 열어 디폴트(채무불이행) 선언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디폴트가 선언되면 하이닉스는 법정관리로 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전에 채권단의 지원 방안을 확정해야 한다.

산업은행은 비공식적으로 하이닉스의 청산가치(담보채권 포함)를 조사한 결과 장부가의 29.8%로 예상했다. 하이닉스를 당장 청산하면 여신의 30%밖에 못 건지는 상황인만큼 은행들에 70%는 포기하라고 주문한 것.

외환은행은 또 반도체 가격 전망을 보다 현실화해 당초 내년 상반기 1달러, 하반기 1.5달러에서 연간 1달러로 낮춰 잡았다.

▼관련표▼

- 하이닉스 신규지원 배분액
- 하이닉스 출자전환 배분액

<김두영기자>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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