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민영화 지지부진…정부 추진의지도 약해

  • 입력 2001년 8월 7일 18시 15분


공기업 민영화 정책이 제대로 추진되지 않고 있고 민영화 전망도 아주 불투명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국증권연구원(원장 최운열·崔運烈 서강대교수)은 7일 ‘자본시장을 통한 공기업 민영화 정책방향’이란 보고서를 내고 현 정부의 공기업 민영화 정책이 당초 계획보다 지지부진하다고 지적했다.

▼관련기사▼
- 공기업 민영화 지지부진 원인과 문제점

증권연구원의 이런 평가는 기획예산처가 “민영화를 통해 공기업의 경영효율이 개선됐다”고 주장하는 것과 어긋난다. 연구원은 다만 국정교과서 대한송유관공사 한국종합기술금융 등 소규모 공기업의 경우 민영화가 계획대로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보고서에서 한국통신의 경우 외국업체와 전략적 제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고 국내매각도 부진해 민영화가 불투명한 상태라고 밝혔다.

또 한전도 전력산업구조개편이 관련법안 처리 지연으로 늦어지고 있으며 구조개편 이후의 민영화에 대한 뚜렷한 계획도 없다는 것이다. 담배인삼공사는 당초 2000년 말까지 완전 민영화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주식예탁증서(DR) 매각이 실패해 민영화가 지연되고 있다. 해외매각이 이뤄지지 않고 앞으로 뚜렷한 민영화 실적도 내놓지 않은 가스공사도 낙제점을 면치 못했다.

증권연구원은 이처럼 주요 공기업 민영화가 대부분 불발에 그친 것은 민영화 목표가 공기업의 경영효율을 높이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정부 재정수입을 늘리기 위한 것인지 불분명하고 민영화 추진의지도 약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공기업을 계속해서 산업정책수단으로 활용하려는 산업정책 부처 △민영화 주무부처인 기획예산처 △정부재산 관리 및 증시정책을 맡고 있는 재정경제부 등 정부부처 사이에서도 이해관계가 달라 민영화 작업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증권연구원 조성훈 연구위원은 “규모가 크고 국가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핵심적 공기업들은 향후 민영화 전망도 불투명해 공공부문 개혁실적이 저조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최영해기자>yhchoi65@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