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는 12일 상의회관에서 ‘증권 집단소송제 도입 추진에 대한 업계의 대응방안’이라는 세미나를 가졌다.
상의 엄기웅(嚴基雄) 상무는 “무조건 집단소송제가 도입되면 기업이 ‘소송실험장’이 될 우려가 있으므로 자산규모 2조원 이상인 대기업부터 우선 적용하는 등 단계적 도입이 필요하다”며 “주가조작 허위공시 분식회계 등 명백한 위법행위로 형사재판이 확정된 경우로 범위를 제한하고 원고가 입증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증권거래법 위반 사실이 있거나 경제사범으로 형벌을 받았던 경력이 있는 자 △최근 3년간 3건 이상 증권 집단소송 대표당사자로 관여했던 자 등은 소송 대표당사자가 될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호(金正浩) 자유기업원 부원장은 “미국에서는 변호사 수임료에 대한 법원 통제, 원고 알선수수료 주고받기 금지 등을 법으로 정하고 있다”며 “집단소송에서는 소송남용을 막는 것도 큰 과제”라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우방의 김재영(金宰永) 변호사는 “증권 집단소송제 도입과 함께 기업에 대한 각종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공정거래법상 30대 기업집단 지정제도, 출자총액 제한, 상호출자 및 채무보증 금지 조항 등을 빼고 시장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