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CGII 현대自 2大주주로…해외DR포함 지분 8.07%나 매입

  • 입력 2000년 10월 25일 23시 29분


미국계 투자자문사인 ‘캐피탈그룹 인터내셔널 인코퍼레이티드(CGII)’가 현대자동차 지분 8.07%를 매입해 단일 2대 주주로 등장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이와 관련해 현대측은 “지금까지 파악한 바로는 순수 투자목적”이라고 보고 있지만 관계자들은 적대적 M&A(기업인수합병)의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아 주목된다.

25일 금융감독원과 현대차에 따르면 CGII는 16일 해외DR(주식예탁증서) 740만주(지분 3% 가량)를 포함해 현대차 지분 8.07%(1848만2515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금감원에 보고했다.

CGII측은 “금융소득을 목적으로 하는 기관투자가들의 포트폴리오 운영자로 현대자동차 주식을 고객들의 투자목적으로 소유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CGII는 115개 외국계 공동 기관투자자의 명단을 보고서에 첨부했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 고위관계자는 “지난해 10월 해외DR로 5억달러를 발행할 때 CGII가 740만주를 샀으며 나머지는 장내에서 매입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아직 DR를 원주로 바꿔 가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 펀드에서 우리 주식뿐만 아니라 현대전자 삼성전자 등에 대해서도 5∼10% 가량 주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 한 M&A전문가는 “전세계에서 수백억달러를 굴리는 펀드도 단기 투자를 목적으로 한 회사의 지분을 그 정도로 매입하는 경우는 드물다”며 “본격적인 적대적 M&A 시도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분석했다.

현재 현대자동차 지분 구조는 다임러크라이슬러가 9%로 최대 주주이며 현대정공 8.4%, 미쓰비시 4.36%, 정몽구 회장 3.65%, 정주영 전명예회장 2.69%, 자사주 10.38% 등이다.

<하임숙기자>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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