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팀 개각 전망]"NO할 수 있는 팀장 기대"

  • 입력 2000년 8월 4일 18시 26분


내주 초 출범하는 새 ‘경제팀’의 어깨는 무겁다. 우리 경제가 본격적으로 재도약할지, 아니면 침몰할지가 좌우되는 중요한 시기에 경제정책의 책임을 맡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 경제가 직면한 과제는 적지 않다. 게다가 이들 가운데 일부는 상충하는 측면이 있어 정책운용에 어려움도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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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경제팀은 기업 및 금융구조조정을 마무리하고 경제를 새 단계로 진입하게 해야 하는 책무를 안고 있다. 현정부 출범 후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긴 했지만 현대사태나 금융파업 등에서 보듯 ‘미해결 상태’인 것도 많다. 구조조정을 비롯한 일련의 ‘개혁정책’이 ‘사람을 자르고 회사를 퇴출시키는 채찍’으로만 인식되고 본격적인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지 못한 데 따른 재계와 근로자의 반발을 추스르는 문제도 간단하지 않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특히 재계에 퍼져있는 ‘개혁 피로감’을 해소하고 규제개혁을 가속화해 기업심리를 안정시켜야 한다”고 주문했다.

새 경제팀은 우리 경제의 장기적인 청사진도 내놓을 필요가 있다. 반도체 등 일부 품목의 경기에 일희일비하거나 노사간, 노정간의 소모적 대립을 넘어 경제의 나아갈 방향을 고민하고 정책으로 연결해야 한다. 이를 위해 금융정책과 산업경쟁력 강화정책의 접목에도 눈을 돌려야 할 때다. 하반기 경기 연착륙대책과 남북경협의 틀 마련 및 이를 위한 재원확보도 만만찮은 숙제가 될 것 같다.

이런 산적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 경제팀에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예측가능하고 일관된 정책수행을 강조한다. 정책이 오락가락하거나 청와대나 정치권의 눈치나 보면서 경제논리가 아닌 정치논리로 문제를 풀어갈 경우 경제가 치러야 할 ‘비용’만 늘어난다.

경제각료간 팀워크와 전문성도 중요하다. 유아독존적 행태를 보이거나 각 부처가 각개약진해 시장을 혼란시키지 말고 충분히 사전 조율한 뒤 정책으로 연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 경제학 교수는 “현정부 출범 후 팀워크 부재와 일관되지 못한 정책수행이 예측가능성을 떨어뜨려 어떤 정책을 내놓아도 시장이 반응을 하지 않는다”며 “새 경제팀은 명확한 방향설정, 예측가능성, 추진력, 일관성을 가져야 하며 특히 재정경제부장관은 필요할 경우 대통령에게 ‘노’라고 말할 수 있는 배짱을 지닌 사람이라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우석(崔禹錫)삼성경제연구소장은 “오락가락하는 정책으로는 곤란하고 일을 크게 벌이기보다는 이제 잘 마무리하는 데 역점을 둬 기업 경쟁력과 체질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새 경제팀 컬러와 관련, ‘개혁성’에 대해서는 찬반논란이 있다. 무엇보다 ‘개혁성’을 중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러나 고도의 전문성과 경륜이 요구되는 경제정책에서 개혁이라는 이미지에 집착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권순활·김승진기자>shkwon@donga.com

새 경제팀에 맞겨진 과제들

*현대사태 해결유동성위기와 계열분리 등
*기업 구조조정워크아웃제 수술, 11월까지 회생가능 회사 결정
*금융 구조조정금융지주회사업 연내제정, 지주회사방식 은행통합, 공적자금 추가조성
*남북경협남북간 투자보장 협정 등 마련. 경협위한 재원 확보
*경기 연착륙경기 정점 통과 이후 경기 둔화 대비
*산업 경쟁력 강화금융정책과 산업경쟁력 강화 정책의 병행으로 재도약 발판 마련
*기업심리 안정일련의 개혁추진 과정에서 생겨난 기업의 개혁피로감 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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