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대만 운항재개 설렌다…年8천만달러 규모

  • 입력 1999년 11월 24일 18시 37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가 타이완(臺灣) 행정원장의 ‘한국 국적기 취항 허용’ 발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양국간 항공기 운항이 재개되면 양대 항공사의 중장기 순익에 상당한 보탬이 될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건설교통부 관계자는 24일 “아직 타이완 대표부로부터 공식 입장을 전달받지는 않았지만 항공회담이 열리면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타이완측의 태도변화는 9월 대지진 직후 대한항공이 A300기 편으로 구호품을 실어나르는 등 나름대로 ‘공’을 들인 것이 한몫했다는 평.

서울∼타이베이 노선은 92년 중국과의 국교수립으로 운항이 끊길 때까지 도쿄에 이어 아시아시장내 황금노선이었다.

당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합쳐 매주 20회(화물 4회 포함)의 운항으로 연간 8000만달러 안팎의 매출을 올렸다. 이중 16회의 운항편수를 차지했던 대한한공은 화물수송으로만 매년 5220만달러의 수입을 올리기도 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타이완은 외교적으로 고립돼 국적기가 다른 나라 취항권을 얻기 힘들었기 때문에 같은 반공국가인 한국업체에 상당히 우호적이었다”고 당시 정황을 설명했다.

타이완 노선운항 재개에는 그러나 복병이 적지 않다. 우선 ‘1국체제’를 고수하는 중국 당국을 의식해야 한다. 두 항공사는 현재 베이징 상하이 선양 등 중국 10개 도시에 매주 여객 52회(이중 아시아나 27회),화물 3회(아시아나 2회)를 운항중. 이때문에 타이완과의 운항재개 협상이 중국의 외교적 자존심에 상처를 입히면 소리(小利)를 좇다 광활한 시장을 잃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그러나 “중국시장은 외형에 비해 이윤은 크게 남지 않는 곳”이라며 대만 특수를 기대하는 눈치.

운항재개 형태에 따라서 두 업체의 명암도 엇갈릴 수 있다.‘복항(復航)’이라면 대한항공의 기득권이 인정될 가능성이 크지만 ‘신규운항’이라면 아시아나가 상대적으로 더 큰 이익을 챙길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

<박래정·송평인기자> 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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