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삼성 「北의중 읽기」촉각

  • 입력 1999년 6월 17일 23시 00분


남한측 인사의 평양 방문을 제한하겠다는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발표에 대해 현대 삼성 등은 “민간기업의 대북사업은 별개일 것”이라고 기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대북사업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수 있을 것으로 우려했다.

현대그룹의 대북사업을 전담하고 있는 현대아산 김윤규(金潤圭)사장은 17일 오전 북한과의 금강산관광 종합토론회 참석차 중국 베이징(北京)으로 출국하면서 “걱정하지 않는다. 금강산 개발사업은 별지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16일부터 4일간 일정으로 열리고 있는 현대와 북측간 토론회는 남북긴장에도 불구하고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현대측은 전했다.

현대는 그러나 북한이 밝힌 ‘남한측 인사’가 남한 사람 전체를 의미할 경우 내달 중순으로 계획하고 있는 정주영(鄭周永)명예회장의 방북이 무산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다른 대북사업 일정도 삐걱거릴 수밖에 없다.

실무진을 수시로 평양에 보내고 있는 현대는 베이징 토론회에서 이 부분에 대해 명확한 입장표명을 북측에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그룹은 윤종룡(尹鍾龍)삼성전자사장 등 방북단이 평양 체류를 허용받았다고 밝혔다. 삼성 관계자는 “북측이 조평통의 발표 직후 ‘현재 평양에 체류 중인 남한 인사에 대해서는 예외를 인정하겠다’는 뜻을 삼성 방북단에 알려왔다”고 말했다.

방북단은 예정대로 22일까지 북한에 머물면서 남북 경협사업 확대방안을 논의하게 된다. 방북단은 삼성 베이징 지사를 통해 수시로 서울과 연락을 취하고 있으며 “일정이 순탄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알려왔다.

삼성측은 그러나 이번 방북 이후 후속 일정도 계획대로 추진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유동적”이라고 말해 향후 상황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이명재·홍석민기자〉m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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