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빅딜 타결]재계『이젠 통신패권』

  • 입력 1999년 4월 22일 20시 05분


반도체빅딜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데이콤을 비롯한 통신업종으로 재계의 관심이 옮겨가고 있다.

관심의 초점은 ‘LG가 현대의 데이콤 지분(5.25%)을 넘겨받아 데이콤 경영권을 장악할 것인지’의 여부.

데이콤뿐만 아니라 하나로통신 신세기통신 온세통신 등의 경영권을 둘러싼 재벌들의 물밑 탐색전도 치열해 재벌간 ‘통신대전’이 점쳐지고 있다.

▽데이콤 경영권 향방〓반도체빅딜 타결로 LG는 데이콤의 가장 유력한 주인으로 떠올랐다. 지분의 30% 가량(공식지분은 4.21%)을 확보하고 있으며 현대측 지분을 인수하면 35%가 넘는다.

LG 관계자는 “현대측 지분인수는 단순히 지분을 높이는 의미보다 5%로 규정된 데이콤 지분제한을 정부가 묵시적으로 풀어준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LG의 강력한 라이벌은 삼성. 공식지분으로 최대주주인 삼성(17.25%)은 올들어 동양(16.68

%)과 함께 증시에서 데이콤 지분을 경쟁적으로 사들였다. 두 회사의 지분을 합칠 경우 ‘LG+현대’와 비슷한 수준에 이른다.

업계에서는 그러나 삼성의 데이콤 인수에 회의적이다. 삼성이 한번도 데이콤에 ‘욕심’을 드러낸 적이 없고 지난달 동양이 지분을 넘길 의향을 보였을 때도 ‘가격이 비싸다’며 거절했기 때문.

▽다른 통신업체들〓데이콤이 LG에 넘어가면 제2시내전화사업자 하나로통신의 경영권도 유동적이다. 하나로통신은 데이콤이 10.82%로 최대주주.

데이콤 외에 삼성 현대 대우가 7.03%씩, 한전과 두루넷이 5.48%씩, SK텔레콤이 5.4%, LG가 4.4%를 갖고 있다.

아직 LG가 하나로통신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지만 데이콤을 인수하면 ‘데이콤이 하나로통신 사장임명권을 갖는다’는 정관을 들어 어떤 형태로든 태도변화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더구나 대우 한전 두루넷 등이 지분철수 의사를 밝혀 누가 인수하느냐에 따라 하나로통신의 경영권에 변화가 예상된다.

신세기통신도 최근 1천억원 증자과정에서 외국인주주인 SBC(6.51%)와 대우 한전이 증자를 포기해 경영권에 변화를 보일 조짐이다.

제1,2주주인 포철과 코오롱은 1년간 경영권 단일화 협상을 지루하게 벌여왔지만 성과가 없었고 최근 삼성이 증자에 적극적이어서 다른 주주들은 삼성의 진의파악에 부심하고 있다.

현대가 35% 지분을 가진 온세통신의 미래도 관심거리.

〈김학진기자〉jean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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