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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8년 11월 29일 20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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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백억∼3천5백억원 규모의 고객 돈을 굴리는 이들은 3개 대형 투자신탁사의 펀드매니저 중에서 가장 높은 투자수익률을 올리는 증권투자시장의 큰손들.
3인방에 관한 소문이 퍼지면서 이들이 운용하는 펀드에 돈을 넣겠다는 고객 주문이 영업 창구마다 몰려들고 있다.
펀드매니저는 고객이 투신사에 맡긴 돈을 20억∼3백억원 규모의 펀드로 쪼개 주식 채권 등에 투자한 뒤 수익을 되돌려주는 투자전문가.
▼박종규씨〓‘드림 박’으로 불리는 한국투신의 박씨는 경력 8년의 베테랑 펀드매니저로 20개의 펀드를 운용한다. 총 운용규모는 약 3천5백억원.
박씨는 1년내 언제라도 투자수익률이 20% 이상되는 시점에서 고객에게 원리금을 돌려주는 단기고수익 상품인 스폿펀드 6개를 9∼11월에 조기 상환했다. 한국투신이 9월15일에 운용을 시작한 1년짜리 투자상품인 한국스타펀드를 맡아 2개월여만에 12.4%의 수익을 냈다.
박씨의 투자전략은 기업 내재가치 중심의 중장기투자. 월간 수익률엔 다소 기복이 있지만 연간 수익률이 좋다는 게 주위의 평가다. 기업을 직접 찾아가 상품 경쟁력과 수익성 사업전망 등을 따져 투자한 뒤 분기마다 재방문해 투자를 계속할지 여부를 판단한다. 이같은 방법으로 M사의 주식을 3만5천원에 사서 18만원에 팔았다
▼이춘수씨〓기업분석이 뛰어나 ‘프로이드 리’로 불리는 이씨는 내성적 성격이지만 투자에는 화끈한 4년2개월 경력의 펀드매니저. 총 2천2백억원 규모의 24개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이씨는 대한투신이 작년 12월 스폿펀드로 시판한 뉴스폿5호를 맡아 14일만에 20% 수익을 달성하는 기록을 세웠다. 올해 조기 상환한 스폿펀드는 4개.
밤 11시까지 기업분석 보고서를 읽는 이씨는 단타(短打)매매에 능해 주가 하락기에는 펀드의 20%를, 주가 상승기에는 90% 이상을 주식에 투자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주가는 기업의 가치대로 움직인다’는 소신의 소유자. 기술개발설 같은 확인되지 않은 재료를 믿지 않고 영업실적과 재무상태가 좋은 기업을 골라 투자한다.
▼장인환씨〓‘장대포’라는 별명을 지닌 장씨는 올해 6개의 스폿펀드를 조기 상환했다. 그중 2개는 18일만에, 1개는 28일만에 20%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펀드매니저 경력이 5년4개월인 장씨는 8백억원 규모의 25개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8월 19일에 시판된 1년짜리 불스아이펀드를 맡아 3개월만에 19%의 수익을 기록했다.
장씨는 주가 하락으로 수익률이 떨어지더라도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통해 고객에게 최소한 실세금리를 되돌려주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
장씨는 ‘3일 천장, 1백일 바닥’이라는 투자격언에 따라 주가 상승기에 수익률을 높인 뒤 주식을 팔아 채권이나 콜시장(초단기 급전시장)에 돈을 굴리는 투자전략을 쓴다.
〈김상철기자〉sckim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