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시티銀, 제일銀 인수검토』…강봉균 수석 밝혀

  • 입력 1998년 11월 4일 08시 12분


정부는 난항을 겪고 있는 현대전자와 LG반도체간 반도체업종 구조조정 협상이 자율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채권은행단이 개입해 성사시킬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또 조흥은행과 지방은행들간의 합병이 손실 분담(로스 셰어링)원칙에 따라 빠른 시일 내에 추진될 수 있도록 강력히 유도할 방침이다.

강봉균(康奉均)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은 3일 기자들과 만나 경제현안에 대한 질의응답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강수석은 제일, 서울은행 매각문제에 대해서는 “제일은행은 미국 시티은행이 인수를 검토 중이고 서울은행은 아시아의 두 은행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방한중인 윌리엄 로즈 시티은행 국제담당 부회장은 이날 이규성(李揆成)재정경제부장관과 만나 “서울, 제일은행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의사를 밝히고 두 은행 처리문제에 대해 깊숙이 논의했다.

강수석은 “국내재벌은 부채비율 200%를 맞추느라 은행 인수여력이 없다”며 재벌그룹의 은행인수 가능성에 회의를 표시했다.

강수석은 “국내 3개 반도체업체의 생산량이 세계시장 전체의 40%를 점유하고 있다”면서 “이같은 과잉 설비를 그대로 놓아두면 내년에 반도체 경기가 좋아져도 64메가D램 가격을 5달러 이상 받기 어렵다”고 말했다.

강수석은 “현대전자와 LG반도체는 작년에 3천억원 이상씩 적자를 냈는데 이런 기업들이 어떻게 연구개발(R&D) 투자를 하겠느냐”며 “자체 감산만으로는 두 회사가 생존하기 어렵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또 “김우중(金宇中)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으로부터 두 회사의 통합에 문제가 없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강수석은 경제 전망과 관련, 내년 1·4분기(1∼3월)중 마이너스 성장이 둔화되고 2·4분기(4∼6월) 또는 3·4분기(7∼9월)부터는 플러스로 전환돼 내년 연평균 2∼3%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강수석은 경기진작책의 효과가 빠르면 내년초, 늦어도 2·4분기부터 가시화돼 소비가 살아날 것으로 전망했다.

대출금리는 상반기에 유치한 초고금리 예탁금 부담이 올 연말까지 거의 해소돼 연말에는 지금보다 2%포인트 낮은 11.5%선에서 안정될 것이라고 강수석은 내다봤다.

현대그룹의 방북사업과 관련, 강수석은 “외국인들이 한반도 안보를 불안하게 보는 경향이 있다”며 “정주영(鄭周永)현대 명예회장의 방북은 외국인들의 공연한 불안을 해소하는데도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북한정권이 북한내 한국 공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이 체제 도전세력이 될까봐 겁내는 것이 문제”라며 “앞으로 대북경협은 북한의 자신감 여하에 달려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황호택기자〉ht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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