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비 첫 감축 안팎]긴축재정엔 「성역」없다

  • 입력 1998년 9월 21일 19시 31분


국방비는 48년 창군이래 남북 대치라는 특수 상황에서 손댈 수 없는 ‘성역’ 취급을 받으면서 계속 늘어왔다.

정부는 국제통화기금(IMF)관리 시대를 맞아 이번에 비록 규모는 작지만 사상 처음으로 국방비를 감축하면서도 불안한 안보 여건과 보수층의 여론에 무척 신경이 쓰이는 모습이었다. 북한의 잠수함 침공이나 인공위성 발사 등으로 긴장하는 시기에 국방비를 크게 잘랐다는 인상을 주었다가는 보수층의 반발을 살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국방부와 예산당국은 그동안 긴장 속에서 막판까지 동결과 소폭 삭감을 놓고 밀고당기기를 했다.

예산 당국은 IMF 관리체제를 조기에 극복하기 위해서 재벌 은행이나 공기업분야처럼 국방분야도 근본적인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국방부에 거듭 밝혔다. 구체적으로 구조개혁 과제를 담은 예산안을 제출해 달라고 국방부에 주문했다.

기획예산위는 신무기 구입과 하사관숙소 건설 등 전력증강 예산을 최대한 배려하면서 운영유지비 인건비 등 경직성 경비를 일부 깎았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신무기 개발과 도입 등 방위력 개선분야에는 증액이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방위력 개선비는 올해4조8백2억원에서 4조1천4백3억원으로 6백1억원 늘어났다.

인건비를 1.1% 삭감했지만 사병 월급은 올해 수준으로 유지했다. 군인아파트와 군관사 건설 또는 매입에 필요한 예산을 1백98억원 늘렸다.

인건비 삭감액 2천2백99억원을 제외하면 국방비는 올해보다 늘었다. 인건비 삭감은 공무원 인건비 삭감계획에 따라 모든 부처에 해당되는 것이다.

〈송상근·임규진기자〉song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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